작가/주정명 정리
[SOH] 이팔백(李八百)은 쓰촨성 사람으로 세상 어디에도 그의 이력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단지 그가 여러 왕조를 거쳐 살고 있다는 소문에 의해 나이를 팔백세 정도로 잡아 이팔백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가 거주하는 곳 역시 일정치 않아 산중에서 깊은 명상에 잠겨 있는 그를 보았는가 하면 어느 날은 불쑥 저자거리에 나타나 구걸을 하는 그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는 당공방(唐公昉)이라는 사람이 수도에 뜻을 두었으나 스승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당공방을 시험해 보고자 그의 집으로 가서 하인이 되었습니다.
이팔백은 몸을 사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면서 항상 진솔하게 주인의 마음을 헤아려 줌으로서 공방에게 흡족한 하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방에게는 이팔백이 하인이라기보다는 믿음이 가는 친인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이팔백은 이제 당공방을 고험할 때가 되었다고 여겨 병든 척 가장하여 자리에 누웠습니다.
공방은 와서 보고는 즉시 의원을 부르고 약을 지어왔으나 이팔백의 병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이에 공방은 포기하지 않고 장안에 용하다는 의원은 모두 모셔와 이팔백의 병을 보게 하였습니다.
그러느라 공방은 십만 관이라는 돈을 썼으나 그는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고 오로지 이팔백의 병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며 깊은 근심에 쌓였습니다. 병이 심해짐에 따라 이팔백의 몸은 종기로 뒤덮였고 피고름이 흐르며 악취가 풍겨 아무도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팔백의 고통이 극심한 것을 지켜보며 공방이 상심해서 울며 말하기를
"네가 우리 집을 위해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불행히도 악질병을 앓는구나. 내 너를 위해 명의를 불렀으나 조금도 나을 기색이 없으니 어찌하면 좋겠느냐!"
"내 몸의 종기는 사람이 핥으면 곧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 말이 정말이냐. 내 당장 사람을 불러 네 몸을 핥게 하리다.”
공방은 여종 세 명을 불러 종기를 핥게 하였습니다. 그녀들이 이팔백의 상처를 막 핥기 시작하자 이팔백은 얼굴을 찡그리며 팔을 내저었습니다.
"이 미녀들에게 시켜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뭐라 설명 드릴 수는 없사오나 이 병은 주인님이 핥아야만 완쾌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살린다는데 내 어찌 그만한 일을 마다하겠는가.”
공방은 스스럼없이 그 자리에서 종기를 핥았습니다.
“사모님이 와서 같이 핥으면 효과는 더욱 빨리 나타날 텐데요.”
이팔백은 면목이 없는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공방은 싫은 내색 없이 부인을 불러 같이 이팔백의 상처를 핥아 주었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정말 몸의 종기들이 아물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은혜는 갚을 터이니 한 가지만 더 해 주십시오. 수십 병의 좋은 술로 목욕을 하면 몸은 곧 회복될 것입니다.”
공방은 곧 미주를 사와 커다란 목욕통에 부어 이팔백이 목욕을 하도록 해 주었습니다. 술통에 목욕을 하고 나오는 이팔백의 모습은 어느 새 귀골이 장대한 신선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신선이네. 자네가 수도할 뜻이 있다 하여 내 와서 시험하였네. 이제 자네에게 그 길을 가르쳐 주겠네."
이팔백이 공방 부부와 상처를 핥은 여종 세 사람에게 그가 목욕한 술통으로 들어갔다 나오게 하였더니 그들은 즉시 젊고 아름답게 변했습니다.
이 후에 당공방은 운태산에 들어가 이팔백에게서 받은 단경(丹经)으로 수련 원만하여 신선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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