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청나라 광서 34년 동북 삼성 총독 서세창(徐世昌)이 관원 유건봉(劉建封)을 파견하여 경계 감독 위원으로 임명하고 봉천(심양), 길림 두 성의 경계선과 장백산의 송화강, 압록강, 도문강(圖們江)의 세강의 수원을 조사하게 했습니다.
이 과정 중 유건봉은 장백산 선시(仙市)의 전설 하나를 자신이 편찬한 장백산강강지략(長白山江崗志略)이라는 책에 실었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청나라 건륭(乾隆) 초년에 나무꾼 한 사람이 약초를 캐러 연산(硯山) 에 들어갔습니다. 한참 약초를 캐는데 어디선가 소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은 어느덧 깊은 산중에 들어와 있었고 멀리 소를 탄 노인과 등에 짐을 맨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깊은 산중에 소를 탄 노인이라니’
나무꾼은 괴이하단 생각에 약초 캔 망태를 메고 그들의 뒤를 따랐습니다. 그들은 흑석하(黑石河) 를 건너 백산(白山)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짐을 진 모습으로 보아 장사꾼임이 분명했습니다.
‘이상하군. 이곳엔 시장이 없는데’
나무꾼은 의아했으나 무엇엔가 이끌리듯 계속해서 그들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장백산 동북쪽 비탈진 곳에 있는 계관암(雞冠岩)에서 그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 아래로 6~7리가량 이어지는 성곽이 보이고 사람들이 성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나무꾼도 그들을 따라 성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말을 탄 사람, 아이를 업은 사람, 가마 탄 사람, 짐을 진사람 등 남녀노소 많고 많은 사람들이 연이어 성안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성안은 번화했으며 양쪽에는 찻집, 술집, 잡화점, 연극하는 극장 등 건물이 연이어 있고 붉은 빛의 안채는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건물 안의 그 어디에서도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빈 집인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맑은 하늘이 악마의 휘장처럼 어두워지며 짐승의 포효 같은 우레와 함께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길을 가던 남녀노소 모두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습니다. 잠시 후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태양이 능청스럽게 떠오르자 다시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북적거리며 서쪽 문을 향해 갔습니다.
2리 정도 가니 성 밖으로 출렁거리는 바다가 나타났고, 어선 수천 척이 다투어 달리고 있었습니다. 해안에서는 마름, 연밥 등을 팔고 있었으며, 이름을 알 수 없는 수십 종의 과일들의 냄새가 향기롭게 풍겼습니다.
나무꾼은 마름과 연밥을 사서 안주머니에 넣고 즐거운 마음으로 배에 올랐습니다. 배는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으며 그곳에도 나무와 정자 그리고 건물이 있었습니다. 배 난간에 기대어 멀리 바라보니 물과 하늘이 같은 색이었으며 눈꽃이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분명 또 다른 천지였습니다.
석양이 질 무렵 배는 다시 해안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은 배에서 내려 각자 흩어져 갔고, 나무꾼은 집으로 가는 길을 찾다가 뒤돌아보니 지금까지 보았던 모든 것이 거짓말 같이 사라지고 시치미를 뚝 뗀 안개만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나무꾼은 얼른 가슴속 안주머니를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곳에 연밥 등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연밥을 보여주자 그것이 바로 선시(仙市)라고 했습니다.
이 일이 발생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입니다.
현대 인류의 사고방식으로는 믿기 어려운 일이나 지금의 과학은 4차원 세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나무꾼은 인류 문화와 유사한 다른 공간에 갔었던 것은 아닐런지요?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