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감
[SOH] 장삼풍(張三豊)은 명나라 때 수련하던 사람으로 도롱이라는 풀로 엮어 만든 비옷을 입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나그네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신출귀몰하여 때로는 하루 만에 천리 밖에 나타나는 가하면, 어느 곳에서는 장터에서 그가 죽은 것을 보고, 동네로 들어서니 정자에서 사람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그를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홍무황제와 영락황제는 그의 비범함을 알고 사자를 파견하여 그를 찾아오라고 일렀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위는 신적이어서 어디에 있다하여 찾아가면 그는 이미 천리 밖에서 보았다는 또 다른 소식을 접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황제라도 그를 보고 싶다하여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장삼풍이 유랑걸식하며 다니던 어느 날 기양왕(岐陽王)을 만나 큰 대접을 받았습니다. 장삼풍은 떠날 때 도롱이와 삿갓을 기양왕에게 남겨놓으며 말했습니다.
“당신 집에 1000일이 안되어 재난이 와서 전 가족이 굶어 죽는 위급한 난이 올 것입니다. 그때 나의 도롱이를 입고 삿갓을 쓰고 화원을 돌면서 제 이름을 부르세요.”
기양왕은 자신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도인이 주는 것이니 내포가 있는 물건이라 여겨 잘 간직해 두었습니다.
2년이 지나 돌연 역모가 일어나 기양왕이 거기에 연루되었습니다. 기양왕과 전 가족은 왕부에 연금되어 곡식을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집안에 남은 양식은 다 떨어져 물만으로 끼니를 대신해야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기양왕은 장삼풍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간직해 두었던 도롱이와 삿갓을 쓰고 그의 이름을 외쳐 불렀습니다. 그러자 즉시 화원과 공터에 빽빽하게 곡식이 자라나오더니 한 달이 안 되어 다 익었습니다. 기양왕은 이 곡식 덕분에 아사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곡식이 떨어질 즈음 기양왕의 누명이 벗겨져 예전과 같은 생활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양왕은 이때부터 장삼풍이 준 도롱이와 삿갓을 신물(神物)로 여겨, 집안에 누가 아프면 도롱이의 풀줄기를 몇 개 빼어 물에 끓여 먹였습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 어떤 병이든 즉시 효과를 보았습니다.
어느 해 태감이 이질에 걸리자, 자신의 권세를 무기로 삼아 평소 탐내고 있던 도롱이와 삿갓을 기양왕에게서 빼앗아 갔습니다. 태감은 도롱이의 나뭇가지를 뽑아 물에 끓여 먹었습니다.
이것을 먹은 후 그의 병은 더욱 악화되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과도한 욕심이 해를 부르고 만 거지요. 그 후 도롱이와 삿갓은 황궁에서 거두어 깊이 숨겨놓았다고 합니다.
<금능쇄사>에 근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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