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高行)이란 양(梁)나라의 한 과부를 이르는 말입니다. 고행은 자태가 빛나고 행실이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남편이 일찍 죽어 젊은 나이에 혼자 되자 많은 양나라의 귀인들이 다투어 청혼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 소문이 양나라 왕에까지 들어가자 왕은 그렇게 아름답고 고결한 여인이라면 자신의 아내로 삼아야겠다는 욕망에 재상에게 과부를 궁중으로 초빙하라고 일렀습니다.
재상이 과부에게 이 뜻을 전하자, 그녀는 "저의 남편은 불행하게도 단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어린 자식이 있습니다. 아비 없는 어린 자식을기르고 있으니 저는 저의 뜻대로 처신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에도 이 나라의 귀인들에게 청혼을 받아왔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그 청혼들은 물리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왕께서 저를 궁중으로 들이고자 하십니다. 저는, 여자의 도리는 한번 출가하면 평생 재가하지 않는 것이 정절과 신의를 온전히 지키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죽은 사람을 잊고 산 사람을 쫓아간다면 이는 불신(不信)이며 귀한 것을 보고 과거의 천한 것을 잊는다면 이는 부정(不貞)입니다. 또한, 의를 버리고 이익을 따른다면 사람답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거울 앞에 서서 칼로 자신의 코를 도려내고는 말했습니다. "저는 이미 코를 잘리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죽어야 마땅합니다만 죽지 못하는 까닭은 아비 없는 어린 자식에게 어미마저 잃게 하는 짓을 차마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왕께서 원하는 것은 저의 미모입니다. 코를 벤 형을 받은 이런 모습이라면 이제 저를 풀어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재상의 보고를 받은 왕은 그녀의 절의(節義)를 크게 칭송하고 그 행실을 높이 사서 그녀의 모든 세금과 부역을 종신토록 면제시켜 주고 그녀의 칭호를 높여 고행(高行)이라 일컬었습니다.
군자는 말하기를 "고행은 바르게 예를 지킴이 오로지 하나로서 순수(純粹)하였다."라고 했습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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