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의 노나라에 미생이라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두 사람은 헤어지면서 다음에 만날 약속을 했습니다. "잘 가요. 다음엔 저기 보이는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해요." "예"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 미생은 일찌감치 다리 밑에 가서 기다렸습니다. 강가엔 버들이 늘어져 있고, 강물을 평화롭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미생은 강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이제나저제나 하고 연인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맑던 날씨가 갑자기 어둑해지면서, 후드득후드득 빗방울을 뿌렸습니다. 비는 금세 장대비가 되어 퍼부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미생의 옷에선 뚝뚝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아아, 어째서 나의 임은 오시지 않을까?'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장대비에 강물은 점점 불어났습니다. 그런데도 미생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비가 와서 늦어지고 있을 뿐이야. 곧 오겠지.' 미생이 오지 않은 연인을 기다리는 동안 강물은 어느새 미생의 허리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곧 강물은 미생의 목까지 차올랐습니다. 마침내 미생은 다리를 붙잡고 연인을 기다리는 모습 그대로 강물에 갇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당시 사람들에게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듯 장자, 회남자, 사기 등 많은 책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그것은 인간관계의 기본입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치면 집착이 되며 집착은 자신의 마음을 해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든 마음의 한 자락을 비워두는 것이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데 여유를 갖는 방법일 것입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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