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이라는 고대인들의 일화를 싣고 있는 책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초나라의 장왕이 신하들과 술을 마시고 있을 때 갑자기 등불이 꺼졌습니다. 그러자 왕이 총애하는 미인의 옷깃을 끌어당기는 자가 있었습니다. 미인은 그자의 갓끈을 잡아 뜯고서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급히 불을 가져오라고 하셔서 갓끈이 뜯긴 자를 찾아주세요." 왕이 대답했습니다. "사람에게 술을 대접했으니 예의를 잃은 것은 바로 그 술이다. 어찌 그만한 일로 장부에게 치욕을 줄 수 있겠는가." 그리고는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과인과 술을 마시고 있으면서 갓끈이 끊어지지 않은 자는 즐겁게 놀지 않은 것이오." 그러자 같이 술을 마시던 신하들이 모두 갓끈을 뜯어냈습니다. 그런 후에야 왕은 불을 밝히게 하였습니다.
몇 년 후 진나라와 초나라가 전쟁할 때 일개 신하가 항상 선두에 서서 가장 먼저 달러나 갔습니다. 그는 다섯 번 싸움에 다섯 번 모두 적장의 목을 베어 초나라에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장왕이 의아해서 까닭을 물은 즉슨 그는 언젠가 그 밤에 갓끈을 뜯겼던 자로 왕에게 은혜를 갚은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덕은 그 사람의 도량에 따라 커진다고 합니다. 장왕의 명군다운 포용력이 나라에 꼭 필요한 인재를 키웠다고 할 수 있겠지요.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 드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