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제나라에 맹상군이라는 정승이 있었습니다. 그는 인재를 좋아해 그의 사랑채는 식객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그는 풍훤이라는 식객에게 자신의 영지에 가서 그의 돈을 꾸어 간 사람들에게 빚을 받아다 달라며 빚문서를 주었습니다.
맹상군의 영지에 도착한 풍훤은 빚을 진 사람들을 모두 불러놓고 말했습니다. "한 사람씩 빚문서를 나에게 가지고 오시오." 풍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서와 사람들이 가지고 온 문서를 일일이 맞혀보고는 빚을 받으러 왔으리라 생각하고 기가 죽어있는 사람들 앞에서 뜻밖의 행동을 했습니다.
"오늘 우리 어지신 맹상군께서 여러분이 고생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저를 보내 여러분의 빚을 탕감해 주고 오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 그리고는 빚문서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태워버렸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맹상군님 만세!"하고 외치는가 하면 그만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빚을 받아오지 못한 풍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맹상군에게 그는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습니다. "부와 귀를 모두 가지고 계신 정승님께서 한 가지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은의입니다. 저는 오늘 정승님을 위해 빚문서를 태워버리고 은의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
그 후 일년이 지났을 즈음 맹상군은 민왕의 역정을 사 그만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권력을 잃고 영지로 돌아가는 맹상군의 모습은 추레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줄 알았던 사람들이 그를 위해 멀리까지 마중나와 환영하며 "우리 어지신 맹상군님께서 정승이 되지 않으시면 누가 될 수 있겠습니까? 부디 편히 쉬시면서 임금님이 다시 부르실 날을 기다리세요."라며 위로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것이 바로 풍훤이 맹상군을 위해 사놓은 은의였습니다.
SOH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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