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라의 왕 수몽의 막내아들인 계찰은 부왕의 명을 받아 사신이 되어 서나라를 통과할 때 서나라의 임금을 만났습니다. 임금은 계찰의 허리에 찬 보검이 마음에 들었지만 감히 말할 수 없었습니다. 계찰도 임금의 마음을 알아차렸지만 진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도중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출발했습니다.
사신의 임무를 다하고 돌아오는 길에 서나라에 들렸지만, 임금은 이미 죽은 뒤였습니다. 이에 계찰은 보검을 풀어서 임금의 무덤 곁에 서 있는 나무에 걸어놓고 떠났습니다. 그의 부하가 물었습니다. "서왕은 이미 죽었는데 누구에게 검을 주려고 하십니까?" "그런 일이 아니네. 나는 처음 서왕을 만났을 때 마음속으로 그에게 주기로 하였네. 그가 죽었다 해서 내가 어찌 나의 뜻을 바꿀 수 있겠는가?" 이 말을 요약해 계찰계검 [季札繫劍]이라고 하며 그 후 계찰은 연릉지방에 살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연릉계자라고 존칭했습니다.
[신서]라는 책에는 서나라 사람들이 계찰의 의로운 행동을 찬미하여 부른 노래가 적혀 있습니다. "연릉의 계자는 전에 한 번 마음으로 맹세한 것을 잊지 않았네. 천금이나 하는 보검을 풀어서 우리 군주의 무덤가에 매어 놓았네."
태사공(太史公) 사마천은 계찰의 인물됨을 평가하여 "연릉계자의 어질고 덕성스런 마음과 도의(道義)의 끝없는 경치를 앙모한다. 조그마한 흔적을 보면 곧 사물의 깨끗함과 혼탁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어찌 그를 견문이 넓고 학식이 풍부한 군자가 아니라고 하겠는가!" 라고 칭송했습니다.
SOH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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