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아욱은 아욱과의 두해살이풀로 높이가 50~70cm까지 자라며 잎은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연한 줄기와 잎은 국을 끓여 먹으며 씨는 동규자라 하여 한방에서 이뇨제로 쓰입니다.
우리 속담에 '가을 아욱국은 문을 닫아걸고 먹는다'는 말이 있는가하면 '아욱으로 국을 끓여 삼 년을 먹으면 외짝 문으로는 못 들어간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그처럼 아욱국은 보약처럼 귀하고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양기를 보하는 작용이 뛰어난 음식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욱을 정자나 누각을 부수고라도 심을 정도로 소중하다하여 파루초(破樓草)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명대(明代)까지 동양의학을 집대성한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아욱에 대해 '오장(五臟)의 막힌 기를 통하게 한다. 한 달에 한 번 먹으면 장부가 잘 통하게 된다. 이것은 채소의 으뜸이다'라고 극찬했습니다.
그런데 '아욱을 뽑아버리고 베틀을 내친다'는 뜻의 발규거직(拔葵去織)이란 고사가 중국에서는 백성들과 이익을 다투지 않는 청백리(淸白吏)를 상징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 고사가 등장한 배경은 전국시대 노나라의 재상을 지낸 공의휴(公儀休)와 관련이 있습니다.
공의휴는 노나라의 박사 출신으로 재능이 있고 덕망이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봉록을 받는 관리들이 백성들의 이익을 함부로 침해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사기의 순리열전(循吏列傳)에 의하면 공의휴는 집에 찾아온 손님이 재상이 좋아한다고 하여 가져왔다며 생선을 선물로 내밀자
“내가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았소. 지금 나는 재상의 직에 있기에 얼마든지 생선을 사먹을 수 있소. 하지만 지금 생선을 받다 파면된다면 누가 내게 생선을 주겠소?”라며 사양했습니다.
또한 아내가 텃밭에 아욱을 심은 것을 알고는 모두 뽑아버렸으며, 베틀에 앉아 옷감을 짜는 부인에게
“국록을 받아먹는 내가 스스로 아욱을 재배하고 옷감을 짜 입는다면 채소를 재배하는 농민이나 옷감을 내다파는 직녀들은 어떻게 살아간다는 말이오?”라고 나무라며 베틀을 부숴버렸습니다.
이 일화에서 아욱을 뽑고 베틀을 없앤다는 뜻의 발규거직이라는 고사가 탄생하였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양극화나 서민경제 보호가 화두입니다.
만약 일부 힘 있는 부서의 관리들이나 심지어 감찰기관의 책임자까지 재산증식을 위해 불법적으로 위장전입을 하거나 직무와 관련된 떳떳하지 못한 부업으로 수입을 챙기는 모습을 본다면 공의휴는 뭐라고 했을까요? 사기를 완성한 사마천(司馬遷)은 이들을 어떻게 기록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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