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예영(원명학당 원장)
[SOH] 인생여구과극, 인생은 마치 흰 망아지가 문틈 사이로 획 지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인생은 순식간에 슬쩍 지나가고 만다는 말입니다.
장자(莊子) ‘지북유(知北遊)’편, 송사(宋史) ‘석수신전(石守信傳)’에 실려있습니다. 서기 960년, 어지러이 교차하던 5대의 시대를 끝내고 송나라가 세워졌습니다.
송나라의 태조(太祖)는 그 자신이 무장 출신이었으므로 무장들이 권력을 잡을 때 나라의 존망이 위태롭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명신 조보(趙普)의 건의에 따라 무장들의 힘을 약화시키려고 했습니다.
어느 날 태조는 송나라의 건국에 공이 큰 석수신(石守信) 등 무장들을 불러 주연을 베풀었습니다. 주연이 무르익어 가던 차에 태조는 갑자기 측근들을 모두 물리치게 하고는 이렇게 말을 꺼냈습니다.
“그대들의 덕으로 제위(帝位)에 오르기는 했으나, 언제 이 자리를 빼앗길지 몰라 밤잠을 이루지 못하겠노라.”
이 말에 무장들은 깜짝 놀라며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천만부당하신 말씀입니다. 이미 천명(天命)이 결정된 지금 누가 감히 옥좌를 넘보겠습니까?”
“지금은 그렇다 해도 내 경우처럼 부하에게 횡포를 입힌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태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무장들은 당황해서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의심을 풀고 안심하시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한참 동안 그들의 말을 듣던 태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은 마치 흰 망아지가 문틈 사이로 획 지나는 것과 같이 잠깐 사이에 흘러가 버린다고 했다. 권세같은 것은 다 떨쳐 버리고 향리로 돌아가 재물이나 모아서 여생을 즐기면서 자손만대를 이룰 것을 도모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대들도 그리 하는 것이 어떠한가?”
이 말에 석수신 등은 이렇게 말하며 기뻐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속담에 이른바 ‘죽은 것을 살려내어 뼈에 살을 붙여주는 것(生死而肉骨也)’이 될 것입니다.”
이로써 태조는 무장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데 성공하였으며 이 이야기에서 ‘인생여백구과극(‘人生如白駒過隙)’이라는 것과 ‘생사육골(生死肉骨)’이라는 고사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백구가 틈 사이를 지나가는 것과 같다’는 말은 태조가 처음 쓴말이 아니라 원래 장자 ‘지북유’편의 ‘천지간에 인간의 삶이란 것은 백구가 극(郤, 틈)을 지남과 같이 홀연할 따름이다’는 구절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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