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예영(원명학당 원장)
[SOH] 비방지목은 불만을 알리는 나무, 곧 요임금이 나무기둥을 세워놓고 자신의 정치의 잘못을 거론하라고 했던 것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민의(民意)를 파악해서 바른 정치를 하고자 하는 태도를 나타내는 증표이지요.
‘감간지고(敢諫之鼓)’와 ‘진선지정(進善之旌)’도 같은 의미입니다. 사기(史記) 효문기(孝文紀), 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등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대 중국의 요순시대라고 하면 유교의 이상향(理想鄕) 국가로서, 가장 잘 다스려진 태평성대의 모범으로 여겨지는데, 이 성어는 그때의 이야기입니다.
요임금은 어질고 자애롭고 총명한 천자였으니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정치를 폈습니다. 그는 허술하고 초라한 오막살이에서 검소하게 살면서 오직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펴기에만 마음을 썼습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정치가 자기 혼자만의 생각이면 혹시 잘못된 점이 있을까 염려하여 궁궐의 문 앞에 큰 북을 달아 놓았으며 궁궐 다리에는 네 개의 나무를 엮어 기둥을 세워 두었습니다.
북은‘감간의 북(敢諫之鼓, 감히 아뢰는 북)’이라 하여 누구나 요임금의 정치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한 사람은 그 북을 쳐서 의견을 말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고 나무기둥은 ‘비방의 나무(誹謗之木)’라 하여 누구든 요임금의 정치에 불만이 있는 사람은 그 나무기둥에 불평을 써서 알리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감간(敢諫)은 감히 간한다. 즉 반대 의견의 상신이고 비방(誹謗)은 남을 헐뜯어 책망한다는 뜻입니다. 요임금은 이런 것에 의해 한층 정확하게 민의의 소재와 동향을 알고, 자기반성의 자료로 삼아 민의를 반영한 정치에 힘썼다는 이야기가 되지요.
일설에는 ‘감간의 북’은 요임금의 것이고 ‘비방목’은 순임금의 것이라고 하기도 합니다.(회남자) 또 일설에는 ‘감간의 북’ 대신 요임금이 ‘진선의 기(進善之旌)’와 ‘비방목’을 세웠다고도 합니다(사기).
‘진선의 기’는 그 깃발 아래에서 정치에 대한 좋은 의견을 말하라는 뜻으로 세운 기입니다. ‘진선의 기’는 깃발을 큰길가에 세워 선언(善言), 즉 정치에 대한 좋은 의견이 있는 자로 하여금 그 깃발 아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 단계와는 아주 먼 고대 제왕의 정치이지만 민의에 정치의 근본을 두겠다는 이념을 나타내는 것, 혹은 정치에 우리들의 의견도 참작해 달라는 백성들의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써 흥미롭습니다.
이는 요순임금의 이상정치의 일단을 말하는 전설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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