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예영(원명학당 원장)
[SOH] 세 사람이면 호랑이도 만들어낸다, 곧 한 두 사람이 거리에 호랑이가 나왔다고 하면 곧이듣지 않아도 세 사람까지 그렇게 말하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입니다.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면 곧이들린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지요.
시호(市虎), 시유호(市有虎), 시호삼전(市虎三傳, 저자거리 호랑이를 세 번 전함), 삼인언이성호(三人言而成虎, 세 사람이 말하면 호랑이를 만들어 냄) 등도 같은 말입니다.
한비자(韓非子) 내저설(內儲說)편 전국책(戰國策) 위책(魏策) 혜왕(惠王)편 등에 나옵니다.
전국시대 위(魏:梁)나라 혜왕(惠王) 때의 일입니다.
위나라의 중신 방공(龐恭)이 태자와 함께 인질로 조(趙)나라의 한단(邯鄲)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출발을 앞두고 방공은 혜왕을 찾아갔습니다.
“전하, 지금 어떤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방공의 말에 혜왕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저으면서,
“그 말을 누가 믿겠소.”
“그럼, 두 사람이 똑같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왔다고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의심해 보겠지.”
“세 사람이 똑같은 소리를 한다면 그때는 어쩌시겠습니까?”
“그렇다면 과인은 아마 믿을 것이오.”
방공은 혜왕의 대답을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올 수 없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한다면 그때는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사실이 됩니다. 이제 제가 있게 될 한단과 이곳 위 땅과의 거리는 저잣거리보다 멀고 또한 신을 참언하는 자 역시 세 사람보다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 원컨대 임금께서는 밝게 살피소서.”
혜왕도 그 뜻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나 방공의 걱정대로 그가 한단으로 떠나자마자 혜왕에게 참언을 하는 자가 생겨났고 이에 혜왕은 약속과 달리 방공을 의심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후에 태자는 볼모에서 풀려나게 되었으나 의심을 받은 방공은 임금을 다시 만날 수 없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호랑이 대신 증자(曾子)를 예로 든 것이 있습니다.
증자는 효도로 또 어질기로 세상이 다 아는 터였습니다. 그런데 증자와 똑 같은 이름의 증삼(曾參)이란 자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이 증자의 어머니를 찾아가 소식을 전했습니다.
베를 짜고 있던 증자의 어머니는, ‘내 자식이 사람을 죽일 리가 없다’ 하고 베만 계속 짜고 있었습니다. 조금 뒤 또 한 사람이 달려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증자의 어머니는 여전히 베만 짜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사람이 달려와 똑같은 말을 전하자 그제야 어머니도 베틀에서 일어나 숨었다는 것입니다.
어진 아들을 믿는 어머니의 마음도 여러 사람이 알리는 말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지요. 과연 모함이란 무서운 것, 그것에 속지 않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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