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예영(원명학당 원장)
[SOH] 조장(助長)은 도울 조(助), 자랄 장(長), 글자대로 하면 성장을 돕는다 라는 뜻이지만, 억지로 힘을 가해 자라게 한다는 말로 쓰입니다. 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상편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조장(助長)이 원래의 뜻과는 다른 뜻으로 쓰이는 유래를 알아보겠습니다.
흔히 '조장한다'는 말을 쓰지만, 대개의 경우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다든가, 혹은 그 자체가 옳지 못한 것을 부추기거나 눈감아 주는 등을 말할 때 쓰이는데요. 이는 그 글자가 지닌 뜻 이외에 다른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장이라는 말은 맹자가 공손추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말 가운데 나오는 말입니다.
공손추가 맹자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만약 제나라의 경상(卿相)이 되어 정치적으로 성공한다면, 그때도 선생님께서는 마음을 움직이지 않겠습니까?”
“나는 40이 넘어서부터는 더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다.”
“선생님의 부동심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까?”
“말을 알아듣는 일, 지언(知言)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데 있다.”
“그럼 호연지기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호연지기란 지극히 크고 강한 것이니, 정직함으로써 잘 기르고 해침이 없으면 호연지기가 천지간에 꽉 차게 된다. 이 호연지기는 의리를 많이 축적해서 생겨나는 것이요,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호연지기를 기름에 종사하고, 효과를 미리 성급하게 기대하지 말 일이다. 즉 마음에서 잊지도 말고, 억지로 조장하지도 말아야 하니, 송(宋)나라 사람과 같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도대체 송나라 사람은 어떤 일을 했기에 그러하지 말라고 했을까요?
맹자가 말한 송인(宋人)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송나라에 한 농부가 모를 심고 나서, 이웃집 모에 비해 자기 집의 모가 빨리 자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지. 그래서 꾀를 낸 끝에 하루는 볏대를 뽑아 그것을 잡아 늘린 다음 다시 꽂아 놓았다네. 하루 종일 그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집안사람들에게 의기양양하게 말했지. '오늘 나는 매우 피곤하다. 내가 모를 자라도록 도와주었거든.' 이 말을 들은 아들이 깜짝 놀라 급히 논으로 달려가 보니, 어떻게 되었겠나? 벼 이삭들은 바짝 말라 있었지.”
이 비유를 들고 나서 맹자는 이렇게 말을 이었습니다.
“세상에는 벼 싹이 자라도록 억지로 조장하는 자가 적지 않다. 유익함이 없다고 하여 호연지기를 기르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는 자는, 비유하자면 벼 싹을 김매지 않는 자요, 호연지기를 억지로 조장하는 자는 벼 싹을 뽑아 놓은 자이니, 이는 비단 유익하지 못한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해치는 것이 된다.”
여기에서, 잊어버리지도 말고 억지로 조장하지도 말라는 물망 물조장(勿忘 勿助長)의 교훈이 나왔답니다. 이 세상의 시끄러운 일들은 가만히 분석해보면 조장(助長)으로 인한 것이 많이 있는데, 자연스럽게 되어 감을 따르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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