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사람은 누구나 ‘우연(偶然)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서 ‘우연’에 대한 인식은 보통 ‘우연은 그저 우연일 뿐’이라는 주장과 ‘필연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으로 나뉜다.
이중 ‘우연을 필연의 또 다른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어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우연’을 경험할 경우 이를 일종의 초자연적인 신호로 여겨, 그 일에 대한 판단 근거로 삼기도 한다. 만약 그렇다면, 느닷없이 발생하는 ‘우연한 일’에도 나름대로의 의미와 이유가 존재할지 모른다.
과학은 ‘우연’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스탠퍼드대 통계학 교수이자 프로 마술사인 퍼시 다이어커니스는 1989년 ‘대수의 법칙(the Law of Truly Large Numbers)’이라는 개념을 이용해, “매우 방대한 영역에서 볼 때, ‘우연한 일 또는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희박하더라도 반드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다이어커니스 교수에 따르면 “만약 ‘우연한 일 또는 사건’이 발생할 확률이 100만 분의 1이라 하더라도 지구의 인구가 70억 명임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7천 번 가량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우연한 일 또는 사건’을 경험할 때 특별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것이 자신에게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학박사 버나드 바이트만는 자신의 저서 ‘우연과의 접촉(Connecting With Coincidence)’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세계의 운행 원리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연한 일 또는 사건’을 경험할 때 자신의 기존 관념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바이트만 박사는 “‘우연’에 관한 사례를 수집·조사하는 과정에서 ‘초자연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모든 ’우연한 일 또는 사건‘을 모두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 밖에 다수의 연구자가 ‘우연한 일 또는 사건’을 자주 접하는 이들의 심리를 분석한 결과, ‘지각력과 자기준거성이 높고 삶의 의의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며, 신앙을 가진 경우가 많음’을 발견했다.
자신이 ‘우연’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든지, ‘우연한 일 또는 사건’은 사람에게 ‘소망을 일깨우게 하거나 과오를 뉘우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 ’우연‘이 주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천성으로 가지고 있다.
우연은 이해하기 어려운 듯 보이지만, 각각 발생하는 ‘우연한 일 또는 사건’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삶을 좀더 도덕적이고 책임감 있게 꾸릴 수 있을 것이다.
‘우연한 일 또는 사건’은 사람들이 믿기 어려워하는 ‘인과응보’의 법칙과도 맞물려 있다. 당신에게 어느날 갑자기 경험하게 될 ‘우연’은 당신이 자신의 삶 중에 베푼 선행과 악행의 결과물일 확률이 매우 높다.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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