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紅樓夢)’에 보면 가씨 집안 대부인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있는데, 머리 위 높이 올려진 둥근 머리채 속에서 금비녀가 반짝거리고 이마에는 대단히 정교한 자수 머리띠가 얹혀 있고, 허리에도 자수 허리띠가 묶여 있으며, 몸에는 장포(長袍, 긴 옷)를 걸쳐 매우 단정하고 장중하다고 나온다.
고대인들은 왜 그렇게 치장했을까? 그것과 오늘날 사람들이 걸친 몸을 드러내고 찢어진 옷은 어떻게 다른가? 아래 사진의 머리 장식품, 띠, 장포, 긴 치마를 함께 보며 답을 찾아보자.
■ 복두(幞頭)와 잠화(簪花)
복두(幞頭, 감투)는 동한(東漢) 시대에 도입되어 북주(北周) 시기에 복두라는 정식 명칭을 얻었다. 수(隋)나라 시기에 이르러서는 각계각층의 사랑을 받는 모자가 됐고, 위로 왕후장상에서 아래로 서민 백성에 이르기까지 복두를 평상복에 착용했으며 남녀 모두 쓸 수 있었다.
복두는 고대인들이 음양오행을 근거로 천(天), 지(地), 인(人)의 삼재를 본떠 만든 것이다. 하늘에는 음양(陰陽)과 밤낮, 사계절과 춥고 더운 변화가 있고, 사람에게는 음양(陰陽)에 따른 12경맥(經脈)과 기경팔맥(奇經八脈)이 있어 기혈을 운행시키며, 허실성쇠(虛實盛衰)에 영향을 준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난데, 사람의 머리가 둥글고 발이 네모져 천지의 도에 대응하며, 올바른 일을 하게 된다. 천지, 음양, 사계의 규율에 따라 생각을 적게 하고, 욕심을 줄이며, 욕정을 자제하며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양생(養生)과 양덕(養德)이다.
잠화(簪花: 머리의 꽃 장식)는 상서로움, 부귀, 경사, 감사를 상징한다. 고대에는 대형 의례, 교사(郊祀, 천자가 상제에게 올리는 제사) 등이 끝나고 돌아올 때 신하들이 머리에 꽃을 꽂아 하늘과 땅에 감사를 표했다. 또 명절이나, 황제가 연회를 베풀거나, 관복과 관직을 내리거나, 진사(進士)에 새로 급제하거나, 잔치 소식을 들어도 머리에 꽃을 꽂았다.
당나라 사대부들은 잠화를 대단히 중시했다. 널리 알려진 ‘사상잠화(四相簪花)’ 이야기가 있다. 내용은 한기(韓琦), 왕규(王珪), 왕안석(王安石), 진승(陳昇) 등 네 사람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머리에 똑같이 꽃을 꽂았고, 이후 네 사람이 모두 국상(國相)이 됐다는 이야기다.
이밖에 복두, 잠화, 말액(抹額: 청나라 때 관리들이 쓰던 모자 종류)에는 정수리의 백회혈을 냉기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이 있었다.
중의학에서는 “머리는 양(陽)이 모이고, 뇌수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뇌수가 부족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귀가 울리며, 정강이가 시큰거리고, 눈앞이 아찔하고, 게을러져 눕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
■ 허리띠
그림 속 남녀는 허리에 다 띠가 있는데, 띠를 묶은 곳이 인체의 대맥(帶脈)이 순환하는 부위다. “대맥은 마지막 갈비뼈에서 시작해 몸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앞은 띠처럼 처져 있고, 모든 맥이 묶여 상하로 연결돼 있는데, 하나로 묶여 통제되는 것이 마치 사람이 띠를 묶은 것과 같다.” 대맥은 주로 신체의 모든 종방향 경맥의 규칙적 운행을 단속한다.
‘부과옥척(婦科玉尺)’에서는 대맥이 오색(五色)으로 이루어져 있고, 욕망을 방종해 신장을 해쳐 병을 얻는다고 했다. 오색은 각각 간이 녹색, 심장이 빨간색, 비장이 노란색, 폐가 흰색, 신장이 검은색을 뜻한다.
사람이 만약 칠정(七情)을 절제하지 못하고 욕망에 이끌려 함부로 행동하면 대맥의 단속이 풀려 맥이 약해지고, 신장이 상하고 골수가 마르며, 허리가 뻣뻣해 구부리지 못하고, 두 발이 무거워지고, 걷기가 어려워진다.
‘편작심서(扁鵲心書)’에는 색욕으로 신장이 손상되면 뇌졸중, 임질, 음경 고름, 신장기능 저하, 사지 냉증, 복통, 혈변, 골 위축, 허리 시큰거림, 무기력, 여성 대하 등 증상으로 이어진다고 나온다.
■ 장포(長袍)와 장군(長裙)
그림 속 남자는 장포(長袍)가 무릎을 거쳐 복사뼈에 닿아 있고, 발에는 가죽 장화를 신고 있어 굳세고 당당해 보인다. 여자는 장군(長裙: 긴 치마)이 땅에 끌려 몸이 둥둥 떠 있는 것 같다. 고대인은 왜 장포와 긴 치마를 입었을까?
알다시피 인체에는 12경맥(經脈)과 기경팔맥(奇經八脈)이 있는데, 기경팔맥의 역할은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남는 것을 저장하는 것이다. ‘난경(難經) 이십팔난(二十八難)’에 나오는 말이다. “양유와 음유는 그물처럼 몸에 이어져 넘치는 것을 저장하며, 여러 경락으로 되돌려 보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양유는 모든 양의 경락이 모이는 곳에서 시작되고, 음유는 모든 음의 경락이 교차하는 곳에서 시작된다.”
고대인들은 기경팔맥을 도랑과 호수에 비유했다. 인체의 혈기가 왕성할 때는 기경팔맥 안에 저장되며, 인체의 혈기가 허약할 때는 기경팔맥의 기혈로 보충된다. 저수와 관수에는 모두 음유맥과 양유맥의 연결이 필요하며, 음유맥, 양유맥, 음교맥, 양교맥은 모두 발목 관절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장포와 긴 치마가 체내의 남은 혈기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제방 역할을 하는 것이다.
■ 건강에 해로운 ‘요즘 스타일’
우리가 돌아본 고대인의 옷차림과 장식처럼 생활의 모든 사소한 곳에는 양생(養生)과 양성(養性)의 이치가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사람들의 옷차림에는 양생의 이치에 어긋나는 것이 있을까?
현재는 구멍 뚫린 옷을 입은 남녀를 쉽게 볼 수 있다. 여름에는 어깨, 배꼽, 허벅지가 드러나는 짧은 옷을 입으며, 어떤 사람은 허리띠가 없는 바지를 입는다. 겨울에는 발등과 발목을 드러내고, 어떤 사람은 머리카락을 난잡하게 풀어 헤친다.
고대인이 봤을 때 이런 복장은 바르지 않은 옷차림으로, 사(邪)한 것을 초래하기 쉽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머리, 목, 어깨, 무릎 관절, 발목 등에 수많은 중요한 경혈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위가 늘 노출된다면 인체의 양기가 밖으로 새어 나오고, 차가운 사기가 침입해 혈규(穴竅)를 막고 장기가 상하기 쉽다.
고대인의 옷차림은 외사육음(外邪六淫, 질병을 일으키는 외부의 삿된 기운인 바람·추위·더위·습기·건조·열기)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줄 뿐 아니라 사심(邪心)이 생기지 않게 하고 예의를 갖추게 했다.
그러나 현대인은 정반대로 입으면서 인체의 가장 보호되어야 할 부위를 밖으로 노출할 뿐 아니라 사한 것을 끌어들인다. 그래서 고대의 ‘오십견’을 요즘 사람들은 20대에 걸린다. 더구나 보는 이의 마음속에 사념(邪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자신과 타인에게 모두 이롭지 않다.
과거에는 노인들이 가족들에게 밤에 옷을 밖에 걸어두지 말고, 귀신의 물건 등을 옷에 붙이면 해로우니 피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만약 친구가 해골이나, 요괴 장신구가 있는 물건을 쓰고 있다면 그러지 말도록 상기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이는 귀신이 같은 부류를 보면 쉽게 동조하게 되어 불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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