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말을 함부로 하면 오해가 생기기 쉽다. 또한 같은 말을 가지고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은데, 서로가 말 뒤에 숨은 뜻을 모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침묵을 배경삼지 않는 말은 소음이나 다를 게 없다. 생각 없이 불쑥불쑥 함부로 내뱉는 말을 주워보면 우리는 말과 소음의 한계를 알 수 있다.
오늘날 우리들의 입에서 토해지는 말씨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갈수록 거칠고 야비해지고 있으며 특히 정치권에서는 한층 두드러지는데, 그만큼 화자(話者)의 내면이 황폐화 된 것을 반영한다.
시베리아의 북쪽에 있는 타우라스산 독수리들은 산을 넘는 두루미들을 공격해서 배를 채운다고 한다. 두루미들은 소리 내는 것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것이 독수리들에게 먹잇감을 알려주는 좋은 신호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든 두루미들은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작은 돌을 하나씩 입에 물고 하늘을 날아오른다고 한다. 입에 문 돌의 무게만큼 무거운 침묵이 자신을 안전하게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원(元)나라 추현(鄒鉉)의 양로(養老)를 위한 의술과 약에 대해 기록한 방서(方書) ‘수친양로신서(壽親養老新書)’에는 노년의 양생을 위한 일곱 가지 비결인 ‘양생칠결(養生七訣)’이 있다.
□ 소언어양진기(少言語養眞氣) : 말을 적게 해서 진기(眞氣)를 기른다
말수를 줄여야 내면에 참다운 기운이 길러진다. 쉴 새 없이 떠들면 폐의 기운이 소모되어 안에 쌓여야 할 기운이 밖으로 흩어진다. 그 틈을 타 나쁜 기운이 밀려든다.
□ 계색욕양정기(戒色慾養精氣) : "색욕을 경계하여 정기를 기른다
중국 수·당(隋·唐) 시기의 명의 손사막(孫思邈)은 말했다. "정욕을 함부로 하면 목숨은 아침 이슬과 같다.(姿其情欲, 則命同朝露也.)" 정기를 함부로 쓰는 것은 생명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다. 과도한 음양의 접촉을 삼간다.
□ 박자미양혈기(薄滋味養血氣) : 맛을 담박하게 해서 혈기를 기른다
기름진 음식은 피를 탁하게 해서 혈관을 막고 입에 단 음식 역시 몸에 해를 끼친다. 채식 위주의 식단이 피를 맑게 하고 정신을 상쾌하게 깨어나게 해준다.
□ 연진액양장기(嚥津液養臟氣) : 침을 삼켜 내장의 기운을 기른다
입천장 위로 혀끝을 천천히 돌리면 진액이 혀뿌리로 고인다. 한참 뒤에 이를 삼킨다. 퇴계 선생이 열심히 했던 맨손체조 중에도 이 연진(嚥津)이 있다. 침은 소화액을 분비시켜 장의 운동을 활성화한다.
□ 막진노양간기(莫嗔怒養肝氣) : 성을 내지 않아 간의 기운을 기른다
간은 감정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놀라면 간이 철렁하고, 겁 없으면 간이 부었다고 한다. 분노의 감정은 간의 기운을 치솟게 해 생체 리듬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
□ 미음식양위기(美飮食養胃氣) : 음식을 알맞게 해서 위장의 기운을 기른다
미(美)는 좋은 음식을 먹으란 말이 아니라 조화로운 균형을 취하라는 뜻이다.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서 위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조화를 유지해야 한다.
□ 소사려양심기(少思慮養心氣) : 생각을 적게 해서 심장의 기운을 기른다
쓸데없는 생각, 짓누르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나친 생각은 건강을 해친다. 건강은 균형과 조화에서 나오므로 말은 줄이고 감정은 가라앉혀야 한다.
‘침묵의 지혜’와 ‘양생칠결’은 바람직한 노년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지만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에게도 심신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비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니어신문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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