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 사이트맵
    • 05.15(목)
페이스북 바로가기 트위터 바로가기
  • 중국

  • 국제/국내

  • 특집

  • 기획

  • 연재

  • 미디어/방송

  • 션윈예술단

  • 참여마당

  • 전체기사

검색어 입력

[SOH 산책] 文魚의 영예와 치욕

디지털뉴스팀  |  2023-01-06
인쇄하기-새창

[SOH] 문어의 한자 표기는 ‘文魚’다. 이에 대해 인터넷에는 ‘먹물을 내뿜으니까 글자를 아는 양반 물고기라서 문어라고 했다’는 유머가 떠돈다.

그렇다면 종류가 다른 연체동물이지만 역시 먹물을 뿜는 낙지와 주꾸미는 왜 학구적인 이름을 갖지 못했을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문어의 한자 표기를 ‘文魚’로 쓰고, 중국에서는 ‘장어(章魚)’라고 한다. 

둘 다 ‘글’을 의미하는 한자로, 한국과 중국 모두 각각 문장(文章)에서 한 글자씩 떼어다 문어라는 연체동물의 이름으로 삼았다. 

문어가 글을 읽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은 “원나라 문헌 《여황일소(艅艎日疏)》에 문어는 ‘사람의 머리 와 닮았다[似人首]’고 기록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사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문어라고 부른다”며 어원을 풀이했다. 

부연해서 청나라 때의 문헌인 《청일통지(淸一統志)》를 인용해 문어의 어원을 설명하기도 했는데, 문어가 글을 아는 사람의 머리를 닮았고 커다란 다리가 여덟 개 달려 있어 ‘글 장(章)’ 자와 ‘클 거(巨)’ 자를 합쳐 ‘장거(章巨)’라고 부른다고 했다. 장거는 문어의 옛 이름이다. 

낙지와 주꾸미는 문어와 마찬가지로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연체동물이고 역시 먹물도 내뿜지만 사람의 머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다.

또 다리가 열 개인 오징어와 꼴뚜기는 사람 머리와 전혀 닮지 않았으니 문어라는 이름을 얻을 자격(?)이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문어는 어류 중에서 지적 능력이 뛰어난 동물이라고 한다. 

그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여느 물고기와는 달리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있다고 하니 ‘文魚’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것도 같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무려 여덟 경기의 승리를 예언해 맞춘 점쟁이 문어 '파울’도 있었으니 아무리 우연의 일치라도 문어의 똑똑함에 놀라게 된다.

동양에서는 문어의 지적 능력을 중시해 이름을 지은 것과 달리 서양에서는 겉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문어의 영어명은 ‘옥토퍼스(octopus)’다. 옥토(Octo)는 ‘팔각형’에서 나온 말이고, 퍼스(Pus)는 ‘발’이라는 뜻이니 여덟 개의 발(다리)을 가진 연체동물이라는 뜻이다.

많은 다리를 가져 괴물로 보였는지 북유럽에서는 문어를 먹지 않으며 탐욕의 상징으로 여겼다. (남유럽 사람들은 문어를 먹는다)

영국은 제2차 세계 대전 때 유럽을 집어삼키려는 히틀러를 문어 모습으로 형상화하기도 했다.

문어의 다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욕심의 화신’으로 여겨졌다. 

고려 공민왕 때 배원룡이라는 관리가 있었는데, 능력은 뛰어났지만 처세에 능한 아첨꾼이었다. 

그는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염흥방에게 아부해 계부가 됐는데, 양아들에게 집까지 선물하며 계림부윤(鷄林府尹)이 됐다. 

이 관직은 지금으로 치면 ‘경주시장(慶州市長)’이지만 당시의 경주는 경상도의 중심지였으니 권세가 훨씬 막강했을 것이다.

계림부윤이 된 배원룡은 백성을 괴롭히며 열심히 재물을 긁어모았는데, 심지어 남의 집 쇠스랑까지 빼앗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철문어부윤(鐵文魚府尹)’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이에 대해 《고려사》에는 쇠스랑의 모습이 문어와 닮았기 때문이라고 기록됐지만 탐욕스럽게 재물을 긁어모으는 모습에서 문어의 다리를 떠올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문어의 발은 지금도 재벌의 부도덕한 사업 확장 등을 비난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목록  
글쓰기
번호
제목 이름 날짜
1696 [이슈 TV] 中 공산당 전 세계 침투... ”美, 이에 맞서는....
미디어뉴스팀
24-12-30
1695 [이슈 TV]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당시 상황
미디어뉴스팀
24-12-29
1694 [SOH Info] 디지털 화폐가 인류사회에 미치는 해악
디지털뉴스팀
24-12-28
1693 [미스터리 TV] 곳곳에서 목격되는 UFO... 집단적 등장도....
미디어뉴스팀
24-12-25
1692 [SOH 산책] 마음에 남는 이야기
문화부
24-12-16
1691 [SOH 산책] 건륭제의 장수 비결
문화부
24-12-10
1690 [문화 TV] 고대 이집트보다 더 놀라운 아프리카 문명들
미디어뉴스팀
24-11-23
1689 [SOH 산책] AI, 인간의 양심도 탑재할 수 있을까?(하)
디지털뉴스팀
24-11-12
1688 [SOH 산책] AI, 인간의 양심도 탑재할 수 있을까?(상)
디지털뉴스팀
24-11-11
1687 [SOH 이슈] ‘자유’와 ‘민주’의 위기(5)
디지털뉴스팀
24-11-02
글쓰기

특별보도

더보기

핫이슈

더보기

많이 본 기사

더보기

SOH TV

더보기

포토여행

더보기

포토영상

더보기

END CCP

더보기

이슈 TV

더보기

꿀古典

더보기
446,469,193

9평 공산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