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인간은 신의 걸작이다. 우리는 머리카락에서 신이 남긴 선천적인 흔적을 볼 수 있으며 생명의 흔적도 볼 수 있다.
사람의 나이에 따라 머리카락은 달라진다. 중국인들은 종종 아이들을 황발(노란 머리) 녀석, 황발 계집애로 부른다. 어린아이의 머리카락이 노란색을 띠기 때문이다. 청년기의 머리카락은 검고 윤기가 있다. 고대 여자아이는 15살이 되면 ‘급계(及笄)’라고 불렀다. (계는 고대에 사용한 비녀를 뜻한다)
남자가 20세가 되면 관례를 올려 성인이 되었음을 나타냈는데, 아직 장년이 되지 않았으므로 ‘약관(弱冠)’으로 칭했다. 사람이 늙으면 머리카락이 점점 잿빛에서 백발로 변하는데, 양쪽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면서 백발이 성성해진다. 드물기는 하지만 장수하는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은 머리카락이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도화원기(桃花源記)》의 “황발(黃髮)과 수초(垂髫) 모두 편안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다.”에서 ‘황발’은 노인을 가리키며, ‘수초(垂髫, 아이의 땋아 늘어뜨린 머리)’는 어린아이를 가리킨다. 물론 예외도 있다. 많은 노인이 수련을 거친 후에 젊음을 되찾아 백발이 검게 변할 수 있다.
고대 시(詩)문에는 머리카락으로 나이를 지칭하는 유명한 구절이 많다. “흑발부지근학조 백수방회독서지(黑髮不知勤學早,白首方悔讀書遲–머리가 검을 때 열심히 공부할 줄 모른다면 백발이 되어 공부가 늦은 것을 후회하리.)” “다정응소아 조생화발(多情應笑我,早生華髮–다정하여 나를 보고 웃으리라. 벌써 백발이 되었다고)” “군불견 고당명경비백발 조여청사모성설(君不見,高堂明鏡悲白髮,朝如青絲暮成雪–그대여 보지 못하였는가, 고대광실 맑은 거울에 백발 슬퍼함을, 아침에 파릇했던 검은 머리칼이 저녁엔 눈처럼 희나니)” “휴장백발창황계(休將白髮唱黃雞–백발이 됐다고 세월을 탓하지 말게나.)”
■ 총각의 유래
시대에 따라 다른 머리 모양이 유행했으며, 머리 모양에서 그 시대의 정신적 풍모를 보아낼 수 있다. 고대의 아이들은 대부분 ‘수초’ 스타일이었다. 조금 더 크면 머리카락을 좌우 반으로 갈라 빗어 올려 머리 꼭대기 양쪽에 양의 뿔 모양으로 묶은 아이를, ‘총각(總角)’이라 했다.
‘총각지교(總角之交)’는 어릴 적부터 사귄 친구를 말한다. 《유학경림(幼學瓊林)》에 나오는 “사이좋은 총각, 손책(孫策)과 주유(周瑜)”는 손책과 주유가 어릴 적부터 절친한 친구였다는 얘기다. 남자는 15세가 되면 총각을 풀어 하나로 묶었는데, 이를 ‘속발(束髮)’이라고 했다. 여자는 15세가 되면 비녀를 꽂고 ‘급계’라 했다. ‘예기(禮記)’에는 이런 말이 있다. “여자는… 15세에 계(笄-비녀)를 하고.”
우리는 고서와 옛 그림을 통해 각 왕조마다 성인이 각양각색의 머리 모양으로 아름다움을 겨루었음을 대략 알 수 있다.
고대 시 ‘맥상상(陌上桑)’에서는 “머리는 와타계(窩墮髻), 귀에는 명월주(明月珠-밤에 광채를 발하는 옥구슬)”로 나부(羅敷-진나라의 미녀)가 묘사되었다. ‘와타계’는 곧 타마계(墮馬髻)로, 정수리의 묶음머리를 좌우 한쪽으로 늘어뜨리는 형태다.
‘목란사(木蘭辭)’에서는 화목란(花木蘭-영어로 옮겨놓은 이름 뮬란)이 집으로 돌아온 후의 모습을 묘사했다. “창가에서 운빈(雲鬢)을 다듬고, 거울을 마주하여 노란 꽃잎을 붙였다.” ‘운빈’은 구름 같은 까만 머리이다.
현대의 변이된 사람은 아무 규율이 없고, 머리 모양도 괴상망측하다. 모히칸, 버섯머리, 폭탄머리, 깡패 두목 헤어스타일(목에는 굵은 금목걸이)…… 형형색색이다.
■ 건강의 지표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몸 표면에서 자라지만, 인체의 모든 부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머리카락 한 올을 수천 배로 확대하면 마치 큰 기둥과 같으며, 그 안에는 거대하고 기묘한 세계가 있다.
한의에서는 머리카락이 혈액, 신장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며, “피는 머리카락의 근원”, “신(腎-콩팥)의 꽃은 두발이다” 등의 말이 있다. 고명한 한의사는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는 일’을 하는데, ‘보는(望)’ 진찰을 통해 사람의 머리카락을 관찰하여 신체 상태를 알아낸다.
건강한 사람의 머리카락은 일반적으로 검고 윤기가 나며,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의 머리카락은 흔히 누렇게 푸석푸석해지며, 마른 풀처럼 갈라지고 끊어지기 쉽다. 경험 많은 이발사는 죽어가는 사람의 머리카락이 몹시 뻣뻣하다고 말한다.
머리카락으로도 사람의 개성적인 특징 일부를 엿볼 수 있다. 굵기로 보면,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이 굵고 단단한 사람은 의지가 굳고 집요하며, 가늘고 부드러운 사람은 보통 용의주도하다.
이마의 머리카락 경계를 보면, 머리카락이 난 언저리 부분이 위쪽으로 치우친 사람은 비교적 활달하고 지혜롭다.
대다수 사람의 이마 라인이 약간 평평하고 완만하게 둥근 반면, 극소수 사람의 이마 라인은 마치 ‘산(山)’ 자와 같이 정중앙이 뚜렷하게 뾰족한 모양으로, 관상책에서는 이것을 ‘참차(參差)’라고 한다. 머리칼이 난 언저리가 참차인 사람은 일반적으로 성깔이 대단하다.
머리카락의 색깔과 관련해 시골에서 떠도는 말이 있다. “노란 머리는 악하고, 흰 머리는 선하며, 곱슬머리는 다루기 힘들다.” 뜻인즉 머리카락이 노란 편이고, 특히 붉은색을 띠면 일반적으로 성격이 난폭하고 성질이 급하다는 것이다.
《수호전(水滸傳)》에서 적발귀(赤髮鬼-붉은 머리털의 귀신처럼 생긴 자) 유당(劉唐)이 바로 그런 인물로, 공을 먼저 세우기 위해 항주성을 가장 먼저 입성하여 공격했다. 머리카락이 하얀 사람은 일반적으로 비교적 온화하고, 곱슬머리인 사람의 성격은 조금 괴팍하다. 상술한 내용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 고사성어에 그려진 머리카락
‘두현량(頭懸梁–머리카락을 들보에 매달다)’이라는 말이 있다. 동한(東漢)의 손경(孫敬)은 늘 밤을 새워 공부했다. 그는 책을 읽는 동안 졸음을 막기 위해 끈으로 머리카락을 들보에 묶었다. 혼미해져 머리를 숙이기만 하면 머리카락이 당겨져서 잠에서 깨곤 했다. 그는 분발해 공부한 끝에 고금에 통달한 대학자가 되었다.
‘천균일발(千鈞一髮-삼만 근의 무게를 한 올의 머리카락으로 지탱하는 것과 같은 위태롭고 중요한 상황을 말함)’이라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매승(枚乘)은 서한(西漢)의 유명한 문학가로, 오왕(吳王) 유비(劉濞) 휘하에서 낭중(郎中)을 지냈다. 유비가 조정에 모반을 일으키려 하자 매승이 그를 말리며 말했다.
“한 가닥 소임에 천 균의 무게를 묶어 위로 끝없는 높이에 매달고, 아래로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이 드리우게 했으니 비록 어리석은 사람일지라도 장차 그것이 끊어짐을 알 것이옵니다.”
그러나 오왕은 간언을 듣지 않았고, 매승은 즉시 양효왕(梁孝王)의 문하에 들었다. 후에 오왕이 전쟁에 패하여 나라가 멸망했다. 사람들은 매승의 선견지명에 감탄했다. / 明慧週報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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