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 사이트맵
    • 05.01(목)
페이스북 바로가기 트위터 바로가기
  • 중국

  • 국제/국내

  • 특집

  • 기획

  • 연재

  • 미디어/방송

  • 션윈예술단

  • 참여마당

  • 전체기사

검색어 입력

[SOH 산책] 동치미

편집부  |  2022-11-20
인쇄하기-새창

[SOH] 서양 속담 중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은 파랗게 된다”는 설이 있다. 토마토를 많이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해진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토마토는 암과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다이어트 등에도 효과가 있어 현대 사회에서도 ‘수퍼 푸드’로 대접받는다.

동양에도 이와 비슷한 속설이 있는데, “늦가을에 무가 나오면 병원들이 문을 닫는다”고 했다.

토마토의 경우처럼 의사들이 근심이 커지는 정도가 아니라 무 때문에 아예 병원을 휴업해야 할 정도라면 무의 효능이 토마토보다 더 좋은 것은 아닐까?

이런 설은 어쨌든 늦가을 무가 건강에 매우 좋다는 것인데, 중국 명나라 의학서인 《본초강목》에도 “무는 몸에 가장 이로운 채소”라고 기록되어 있다. 

많은 나라에서 겨울철 저장 음식으로 무를 먹는데, 우리 조상들 역시 동치미를 담가 겨울 음식으로 삼았다. 

동치미를 담글 때에는 물기 많은 무를 골라서 껍질을 그대로 둔 채 깨끗하게 씻어 소금과 함께 항아리에 넣어두는데, 무에 소금이 배면서 무의 수용성 성분이 빠져나와 청량음료처럼 톡 쏘는 맛을 낸다.

선조들은 언제부터 동치미를 먹었을까?

고려 중엽의 시인 이규보는 무를 장에다 넣어 먹으면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물에 절이면 겨울 내내 먹을 수 있다고 했으니 최소한 고려시대 이전부터 동치미가 겨울철 음식으로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동치미는 글자 그대로 겨울에 먹는 김치라는 뜻이다. 순수 우리말을 한자로 표현한 것인지 아니면 한자에서 비롯된 우리말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 세시풍 속을 적은 《동국세시기》 11월조에 작은 무로 김치를 담그는데 이것을 동침(冬沈)이라고 한다는 기록이 있다. 

아마도 겨울 동(冬)에 김치를 나타내는 침(沈) 자를 써서 동침으로 표기했다가 동치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

동치미는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언동설한에 먹어야 제 맛이다. 그래서인지 날씨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이남보다는 평양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이북에서는 겨울이 되면 살얼음이 동동 떠서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동치미를 반찬으로 먹거나 아니면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넣어 냉면으로 말아 먹었다.

요즘은 냉면을 주로 여름철에 먹지만 예전에는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다. 특히 이북에서는 겨울에 차가운 동치미 국물에 성질이 찬 메밀국수를 말아 먹으며 겨울 별식으로 삼았다. 

당시에는 난방도 변변치 않아 겨울이 매우 추웠을 텐데 왜 이렇게 차가운 음식을 별식으로 즐겼을까?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그것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늦가을에 나오는 무는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좋은데, 그러한 무로 만든 동치미는 몸속의 열을 분산시키고 소화를 돕는다.

바깥 날씨가 무더운 여름에는 인체의 열이 신체 표면의 피부로 모여 몸속은 상대적으로 차가워지는 데 반해 겨울에는 체열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복부 깊숙한 곳으로 열이 몰린다. 

이로 인해 위장의 활동이 지장을 받는데, 찬 동치미가 들어가면 배 속의 열을 분산시켜 소화를 돕게 된다. 

중국 의학서 《황제내경》에 따르면 인체의 기질은 계절의 영향을 받아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봄에는 기운이 상승하고(春升), 여름에는 양기가 떠돌아다니며(夏浮), 가을에는 기운이 내려갔다(秋降)가 겨울에는 가라앉는다(冬沈)고 한다. 

이러한 이론으로 볼 때 열을 분산 시키는 역할을 하는 동치미가 추운 겨울 음식으로 제격이라는 설은 설득력이 있다.

거창하게 계절의 변화에 따른 인체 기질의 변화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동치미는 ‘천연 소화제’라 할 수 있다. 

무에는 디아스타아제라는 효소가 있는데 소금에 절이면 동치미 국물에 녹아 나와 소화에 도움을 준다. 

게다가 시원하게 톡 쏘는 탄산 맛과 함께 무기질, 비타민, 유기산 등이 있어 천연 이온음료 역할까지 했으니 겨울을 대표하는 김치라 할 만하다.

요즘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동치미를 먹을 수 있지만 추운 겨울날 살얼음 동동 뜬 동치미가 최고가 아닐까 싶다. 

옛날의 겨울은 요즘과 달리 춥고 블편한 점이 많았지만 소박한 낭만이 있던 그 시절이 그립다.


편집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목록  
글쓰기
번호
제목 이름 날짜
1433 [古中文化] 머리카락 이야기
편집부
22-12-23
1432 [SOH 산책] 동지 팥죽
디지털뉴스팀
22-12-22
1431 [古中文化] 三君子
편집부
22-12-21
1430 [문화] 생명의 흐름
편집부
22-12-18
1429 [SOH 산책] 즐거움의 비결
편집부
22-12-14
1428 [古中文化] 사직(社稷)이 나라를 뜻하게 된 이유
편집부
22-12-07
1427 [SOH 산책] 과학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이유
편집부
22-12-06
1426 [古中文化] 중국에 대한 몇 가지 상식 (하)
디지털뉴스팀
22-12-03
1425 [古中文化] 중국에 대한 몇 가지 상식 (상)
디지털뉴스팀
22-12-03
1424 [古中文化] 황제의 妻
편집부
22-11-28
글쓰기

특별보도

더보기

핫이슈

더보기

많이 본 기사

더보기

SOH TV

더보기

포토여행

더보기

포토영상

더보기

END CCP

더보기

이슈 TV

더보기

꿀古典

더보기
445,844,769

9평 공산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