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언제부터인가 드라마를 보면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들이 봇물을 이룬다. 시청률을 위해 보다 더 강한, 파격적인 소재를 동원하는 데 혈안이 된 것 같다.
이러한 소재들은 대부분 기존의 가치관과 통념을 뒤흔들지만 ‘자극’과 ‘재미’를 이유로 대중에 빠르게 수용된다.
■ 동성애 미화
'고전판 스카이 캐슬'로 불리는 tvN 퓨전사극 '슈룹'. 동성애자인 왕자를 이해하고 감싸는 모성애를 그려 이목을 끌었다.
사극에서 동성애자 캐릭터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감초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슈룹'에서는 국모인 중전 화령(김혜수 분)이 남몰래 여성으로 분장하고 성적 정체성에 혼들리는 셋째아들 계성대군(유선호)을 감싸 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모성애를 앞세워 차단하고 나아가 공감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현대 문제를 시대극으로 가져가 새롭게 풀어내고자 했다는 입장이지만, 전통적 가치관과 통념을 과소평가한 부분에 대한 책임도 요구된다.
슈룹은 줄곧 농도 짙은 감정과 위기 상황으로 화령과 계성대군을 내몰면서 시청자들에게 합의되지 않은 ‘예외’를 강요한다는 인상을 떨치기 어렵다.
대중적인 문화 활동은 아무리 예외적인 설정이라 할지라도 ‘보편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 물질만능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우리 부모가 부자라면'이라는 설정을 판타지로 다룬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가난에서 벗어나고픈 주인공 이승천(육성재)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금수저를 손에 넣은 후 부모와 자신의 처지를 바꾸는 과정을 담았다.
‘가족’은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단골 소재다. 하지만 특수한 능력을 통해 이를 뒤집고 가난했던 주인공이 최상위 재벌 집의 아들이 된다는 설정은 매우 도발적이다.
이 드라마의 정체성은 ‘부모를 훔쳐서 부자가 된다’는 문구에서 고스란히 드러낸다. '가족'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존재로 전락된다.
요즘의 드라마는 대부분 △욕망과 △불륜 △치정 △복수 등 자극적인 막장 키워드로 가득하다.
이러한 자극적 소재는 ‘시청률 장악’을 우선적 목표로 하지만, 장기적으로 반복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수용’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드라마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시대의 상황과 문화, 사상적 조류 등을 표현한다.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소재가 범람하는 요즘, 이런 것들에 휩쓸려 진정한 가치를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것이 요구된다. / 데일리굿뉴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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