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엔젤레스 캠퍼스 교수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1998년 ‘총·균·쇠’라는 책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그는 2005년에 ‘문명의 붕괴’라는 책을 쓴다.
이 책은 ‘과거 위대한 문명 사회가 붕괴해서 몰락한 이유가 무엇이고, 그들의 운명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붕괴’의 개념을 상당히 넓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일어난 인구 규모, 정치, 사회, 경제 현상의 급격한 감소‘로 표현하며, 단순한 쇠락이 아닌 완전히 몰락해버린 사회를 분석한다.
문명의 붕괴라고 하면 한 왕조가 망하거나 쇠락하거나 다른 나라에 편입된 경우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흔한 권력 구조의 변동이 아니라 한때 번성하던 사회가 △인구의 급격한 감소 △독재적 사회 체제로 완전히 무너진 현상을 분석했다.
폴리네시아의 이스터섬, 마야에서 찬란한 문명을 꽃 피웠던 아메리카 원주민, 그린란드를 개척했던 바이킹들은 한 때 그들의 지역에서 자신만의 문명을 선보였지만 어느 순간 인구가 급감했거나 아예 전멸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그들 지역에 남아 있는 유적들은 오랜 기간 동안 미스터리였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방사성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연대를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의 생태계를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고 서서히 그들의 문명이 사라지게 한 이유가 밝혀진다.
■ 문명 붕괴의 원인
다이아몬드 교수는 문명이 붕괴되는 원인을 △환경문제 △기후변화 △적대적인 이웃 △주요 무역 상대자의 몰락 등 사회가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크게 5가지로 분류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 중 특히 환경문제를 강조했는데,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문명의 붕괴는 환경 파괴에 의한 것 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는 진전되면서 인구가 증가하고 그러면서 소비가 함께 증가하게 되면서 환경과 자원을 소비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산업 발달, 과학적 추구 등으로 환경은 파괴되고 자원은 고갈된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사실 인간의 환경파괴 본능은 어느 지역에서나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문명이 붕괴된 곳과 문명이 유지된 곳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기후와 토지의 비옥도와 같은 선천적인 자연의 조건은 당연히 중요할 것이고, 얼마나 많은 인구가 집중되어 자원을 소모하고 있는지도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사회가 환경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예방적 조치를 행하고 있는지 이다.
이를 실천한 가장 훌륭한 사례로는 일본 도쿠가와 사회를 꼽는다.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던 쇼군이 산림을 보전하는 것이 국민은 물론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산림 훼손을 엄격하게 제한했던 사례다.
현대 사회에도 과거의 사례들처럼 환경 파괴와 무분별한 자원 사용이 한참 진행 중이며, 글로벌 시대가 된 지금은 그 영향이 한 지역의 붕괴가 아닌 지구 전체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책 ‘문명의 붕괴’의 12장은 중국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은 2005년에 쓰인 책이니 약 14년 전의 분석이다.
■ 중국의 붕괴
당시 다이아몬드 교수는 중국의 환경문제는 중국 안에서의 문제만이 아닌 같은 바다와 대기를 공유하는 타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 확신한다.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며, 국토 면적은 세계 3위이고 서식하는 생물의 종이 많기로도 세계 3위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가 무색할 정도로 생태계는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
중국의 무자비한 개발은 생물의 종(種) 감소, 경작지 감소, 사막화, 습지대 상실, 토양 침식, 강물 흐름의 정지, 수질 오염, 물 부족 둥 총체적 난국을 초래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 14억(2020년 추계)이 넘는 인구를 가진 중국이 ‘제1세계(선진국)’의 생활수준에 도달할 경우 환경에 미칠 심각한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제1세계의 생활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은 ‘1인당 환경 훼손량’도 제1세계 수준으로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의 자원 사용량은 세계 제1의 수준이지만 향후 더 우려된다는 것.
중국은 세계에서 토양 침식이 가장 심한 나라로, 국토의 19%가 침식의 피해를 입었고 매년 50억톤의 토사가 유실되고 있다.
이러한 토사는 강을 메우면서 해상 운송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땅의 질과 비옥도 역시 저하됐다.
또한 중국 국토는 관개시설이 미비하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사막화됐고 염화 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의 1인당 경작지는 세계 평균의 절반 수준도 안 되는데, 이는 아프리카 르완다 수준이다.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빈약한 산림을 가진 것도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중국의 1인당 산림 면적은 0.3 에이커에 불과해 세계 평균인 1.6 에이커에 훨씬 못 미치고 전체산림은 국토의 16%에 불과하다.
또한 중국의 국토는 약 40%가 초원 지대인데, 광석 채굴 및 기타 개발로 심하게 훼손되어 이 지대의 질 역시 급격하게 저하됐다.
또한 중국은 산업폐기물로부터 원료를 추출하여 다시 제품을 생산해 내곤 하는데, 이로써 각종 유해물이 중국 땅에 무수히 쌓이는 중이다.
또한 오염물질을 발생시키는 산업들을 열심히 유치해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등 경제 발전을 앞세워 자국의 환경 파괴에 앞장섰다.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의 결단을 보면 △강제적 산하제한 △산림 벌채 금지법 등을 시행하면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중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들의 정치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더 계획적이고 무분별하고 광범위한 환경파괴를 가져왔다는 사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2차 세계 대전과 국공 내전으로 인해 산림 파괴, 목초지 훼손, 토양 침식이 있었고, 대약진운동 기간에는 강제로 공장을 짓게 하여 공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산림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이어졌다.
문화대혁명 기간에는 많은 공장이 깊은 계속과 산속으로 이전하면서 환경오염은 더 심화된다. 그리고 1978년 경제 개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면서 환경 파괴 속도는 더욱 가속화됐다.
2005년 당시 다이아몬드 교수는 중국의 환경 문제에 대해 사태의 호전보다 악화가 먼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국의 교역량이 증가할수록 환경 오염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인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도 굉장히 낮기 때문에 환경 관련 법률을 만들더라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며, 자동차 수의 중가, 대규모 개방 등도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러한 중국의 상황과 관련해 “중국인들에게 제1세계 생활수준에 근접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중국이 그러한 수준의 생활방식을 누리려한다면 이 세상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놀랍게도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실제로 중국 환경문제와 관련해서 2006년과 2016년의 데이터를 보면 책 ‘문명의 붕괴’에서의 경고는 과장이 아니었다.
실제 중국의 에너지 소비는 급증했고, 자동차 보유 대수도 급증했다.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토양오염, 폐기물 문제는 2005년에 비해 더욱 심각해졌다.
농경지의 약 20%는 이미 오염되어 농작물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고, 전체 토지 중 황무지는 국토의 27%, 사막은 국토의 18%나 차지해, 전 국토의 절반 정도가 쓸모가 없게 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생활수준이 차츰 올라가면서 1인당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급격하게 상승하고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추세는 향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다이아몬드 교수는 내다봤다.
다행스러운 것은 갈 때까지 갔다고 인식했는지 중국이 환경개선을 국책으로 삼은 점이다.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중국 정부는 환경 문제에 정책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환경 규제법을 만들고 오염 업종을 구조조정하고,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는 미지수지만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중국의 문명은 붕괴될 것이고, 이 붕괴는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 더나은삶TV
미디어뉴스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