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고대에 시비(屍毗)라는 한 왕이 있었다. 그는 모든 중생을 구하고 보살을 이루겠다고 맹세했다.
제석천(帝釋天·불교의 수호신)이 이를 알고 왕의 진심을 시험해 보고 싶어, 자신의 신하인 비수갈마천(毗首羯摩天·건축을 맡아보는 천신)에게 비둘기로 변신하도록 명하고, 자신은 맹렬하게 비둘기를 쫓는 큰 독수리로 변했다.
비둘기는 공포에 질려 시비왕의 왕좌 앞으로 날아와 생명을 의탁했다. 동시에 독수리도 뒤쫓아와 왕에게 비둘기를 넘겨달라고 했다. 시비왕은 비둘기를 내어 주지 않고, 오히려 독수리에게 살생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독수리는 말했다. “왕이시여, 당신은 모든 중생을 구도하시겠다고 하셨는데, 오늘 당신이 제 식량을 끊으면 저도 마찬가지로 살 수 없게 됩니다. 설마 저는 모든 중생에 속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자 시비왕은 즉시 칼을 뽑아 자신의 살점을 잘라 비둘기의 생명의 대가로 독수리에게 주었다.
그러나 독수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왕이시여, 당신은 모든 중생을 동등하게 대하셔야 합니다. 비록 제가 축생도(畜生道)에 속하긴 하지만 이치는 편파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살로 비둘기의 생명과 바꾸려 한다면 양자의 무게가 같은지 저울로 달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비왕은 옆 사람에게 저울을 가져오라고 하고는 한쪽에 비둘기를 다른 한쪽에 벤 살점을 올려놓으라고 했다. 그러나 시비왕의 몸에 있는 살점을 거의 자를 때까지 아무리 잘라도 저울 반대편 비둘기보다 항상 가벼웠다. 시비왕은 온 힘을 다해 비틀거리며 일어나 비둘기를 대신하여 온몸으로 저울판에 기어 올라가려 했다. 하지만 체력이 부족해 땅에 떨어져 의식을 잃었다.
깨어난 후 시비왕은 자책하며 말했다. “모든 중생을 구도하기 위해 나는 반드시 용감하게 일어서야 한다. 중생이 고해(苦海)에 빠져있고, 나는 그들을 모두 구도하겠다고 맹세했는데, 이렇게 느슨하고 혼미해서야 되겠는가? 지금 내가 받는 고통은 중생이 지옥에서 받는 고통보다 훨씬 적다. 지금 나는 지혜와 선정(禪定), 지계(持戒), 정진(精進) 등 선법(善法)의 공덕 축복이 있다. 만약 일시적인 육신의 받는 고통에 집착한다면, 지옥에서 심성이 혼미하고, 고통에 시달리는 중생을 어떻게 구할 수 있겠는가?”
시비왕은 살점이 떨어져 피가 흐르는 고통도 마다하지 않고 끊임없이 소원을 빌었다. 일어나려고 했지만 한 번 또 한 번 쓰러지기만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안간힘을 써서 일어났다. 마침내 시비왕은 저울판에 올라갔고, 순식간에 양쪽이 평형을 이루었다.
순간, 천지가 진동하고 바다가 파도를 일으켰으며, 고목에도 아름다운 꽃이 피고, 하늘에서는 향수 비와 향긋한 꽃잎이 쏟아졌다.
독수리는 원래 제석천왕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시비왕의 몸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으며 모든 중생을 구도하려던 자비로운 소망을 성취했다. 시비왕은 보살행을 하던 석가부처님의 전생이다. / 明慧網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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