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전통 문화에서 섣달(음력 12월)은 일년의 세모로서, 섣달에 들어서면 설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납팔죽(臘八粥)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하루하루가 갈수록 설명절의 분위기가 고조된다.
중국에서는 음력 12월을 납월로 부른다. 납월 8월은 부처님이 성도하신 날로 사람들은 이날 오곡으로 죽을 쑤어 부처에게 바치고, 다음해의 풍작을 기원하며, 서로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작은설(小年)은 섣달 이십삼일로서 조왕신(부뚜막신)에게 제사 지내는 날이고, 큰설(大年)은 섣달 30일이다.
■ 섣달 23일, 조왕신 제사
섣달 이십삼일은 작은설이라고도 하는데, 민간에는 ‘조왕신(竈王神)’에게 제사 지내는 풍습이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집에서 부엌에 조왕신의 신위를 모셨다.
조왕신은 민간에서 폭넓은 대중적 기반을 가진 대표적 신으로, 사람들은 이 신에게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받게 해줄 것을 빌었다. 중국인들은 조왕신에 대한 제사를 설을 쇠는 시작으로 여긴다.
중국의 민간 신앙은 조왕신에게 제사를 지낸 후 ‘신을 배웅’하는데, 23일에 조왕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다음날에 배웅한다.
해마다 연말이면 조왕은 모두 하늘에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업무를 보고해야 하는데, 옥황상제에게 인간의 선악과 시비를 보고하여 인간을 징벌하는 응보의 근거로 삼는다고 여겨,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때에 집안의 신들과 조왕에게 제사를 지낸다.
정월 초사흘 신을 모시는 날 저녁까지 조왕을 모신 후에, 조왕은 다시 세상에 내려와 이 집의 선악을 계속 감독한다고 한다.
당나라 저서 《연하세시기(辇下岁时记)》에는 “사람들은 섣달 그믐이 되면 승려, 도사를 청해 경을 읽고, 술과 과일을 준비하여 신을 배웅하고, 부뚜막에 조마(灶马, 곱등이의 일종)부적을 붙였으며, 술지게미로 아궁이에 바랐는데, 이를 “취사명(醉司命:사명(조왕)을 취하게 한다는 뜻)”이라고 기록돼있다.
송나라 맹원로(孟元老)의 저서 《둥징멍화루(东京梦华录)》에도 비슷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24일 사람들은 밤이 되면 승려, 도사를 청해 경을 읽고, 술과 과일을 준비하여 신을 배웅하며, 온 가족을 대신하여 지전(钱纸)을 태웠으며, 부뚜막에 조마(灶马)부적을 붙였다. 술지게미로 아궁이에 바르는데, 이를 ‘취사명(醉司命)’이라 하였다. 꼬 밤에 침대 밑에 불을 밝혔는데, 이를 ‘조허모(照虚耗)’라고 한다.” 침대 밑에 불을 밝히는 것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것을 뜻한다.
기록에 따르면, 조왕에게 제를 지낼 때 보통 가래엿을 올리고, 그를 배웅할 때는 초상화 위 조왕의 입이나 신위(神位)에 설탕을 발랐는데, 이것은 조왕이 옥황상제에게 보고할 때 자신에 대해 좋게 말해줄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나 조왕신의 초상화가 연기에 그을리고 불에 그을려서 거무스레해지면 제사를 지낸 후, 낡은 초상화를 벗겨 종이말(혹은 종이학, 종이 가마 등 교통수단)과 종이돈을 함께 태웠다.
정월 초사흘이 되면 조왕신을 다시 모셔오는데, 새로운 조왕신 그림(朝君圖, 그림에 조왕신 또는 조왕부부일 수도 있음)을 구해(사)와서 부엌에 모셔다 두었다.
그림의 양쪽에는 보통 "이곳에서는 저희의 안녕과 건강을 지켜주시고 하늘에 가신 후에는 옥황상제께 저희에 대해 좋게 말쓸해 달라“는 내용이나 "덕이 있으면 화를 다스리고, 사심이 없으면 하늘에 닿는다"는 대련(对联)이 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아궁이에 설탕을 발라 하늘에 올라 좋은 말만 하게 하려는 것은 신에 대한 불경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정말로 이렇다면, 이 아궁이는 인간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일을 처리하는 탐관오리와 같은 것이 아닌가?
만일 조왕이 정말로 이렇게 하여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그도 천계에서 떨어져 내려올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시 생활 중 늘 신이 계신 듯 공경함(敬神如在)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잘못한 일이 있다면 진심으로 참회하고, 시정할 기회를 신께 구해야 한다.
■ 조상 설 제사
중국에는 ‘양친의 상사에는 슬픔을 다하고, 제사에는 공경을 다한다(慎终追远)’는 전통이 있다.
따라서 명절에는 조상께 제사를 지내는 것을 잊지 않으며, 설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 《상서·순전》에는 "정월 초하루에 순임금이 종묘에 제사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말은 순제가 정월 초하루에 조상의 묘에 가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뜻이다.
중국 고대에는 모든 선행 중 ‘효(조상 공경 포함)’를 으뜸으로 여겼다(百善孝爲先). 음식이나 꽃을 차려놓고 마음을 표시하는 것은 중국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의식이다.
섣달 그믐날이면 집집마다 족보(家報)와 가훈(家规), 영정, 신위(神位) 등을 윗방에 모셔놓고 차례상을 차리고 향로와 제물을 바쳤다.
제사의 풍속은 지방에 따라 ▲제야에 식사 전 제사를 지내기도 하고, ▲초하루 아침에 문을 열기 전에 제사를 지내기도 하며, ▲그믐날 오후에 ‘집으로 모시고(请家堂)’, 초하루에 조상을 배웅하는 등 다소 다르다.
대만에서는 섣달 그믐날 오후에 1년 중 마지막 한차례 조상께 제사를 지낸다. 또 어떤 곳은 초하루에 집에서 제사를 지낸 후 사당에 가서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기도 하고, 무덤에 가서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기도 하는데, 이를 묘제(墓祭)라고 하며, 주로 묘지에서 향을 피우고 제를 올리고 절을 한다.
■ 세배(拜年)
세배는 중국 민간의 전통 풍습으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며 서로 아름다운 축원을 표현하는 풍습이다.
칭런 구톄칭(清人 顾铁卿)은 『청가록(清嘉录)』에 “남녀가 차례로 가장에게 절을 하고, 어른은 어린 아이를 다스리며, 이웃의 친척과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거나, 자제가 대신 인사하기도 하는데, 이를 '세배'라고 한다. 일 년 내내 서로 만나지 않는 사람들이 이때는 서로 오가며 인사를 건넸다”고 기록했다.
‘세배’라는 용어는 원래 연장자에게 새해 인사를 하는 것으로, 연장자에게 머리를 조아려 예를 표하고 새해 인사를 하며, 안부 인사를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또한 같은 또래의 친우를 만나도 서로 읍하고 세배하며 축복의 말을 건넸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세배의 풍속도 끊임없이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더해 갔다. 예전의 세배 방식을 답습한 것 외에 예의를 표하는 전보 세배, 전화 세배, 문자 세배, 인터넷 세배 등이 성행하고 있다.
세배 기간은 보통 초하루부터 초닷세까지 이며, 섣달 초파일이 지나 친지를 찾아가는 것은 빠른 세배이고, 정월 초닷세부터 보름 전까지 친지를 찾아가는 것은 늦은 세배(拜晚年)로 여긴다. 민간에는 “세배할 마음이 있으면 보름도 늦지 않다”는 속담이 있다.
이 밖에 중국에는 “섣달 이십사일에는 청소를 하며, 이십오일에는 두부를 만들고, 이십육일에는 설을 쇨 고기를 썰고, 이십칠일은 대목 장에 가며, 섣달 이십팔일은 밀가루를 반죽하고, 섣달 이십구일은 섣달그믐 전날이며, 섣달 그믐날에는 밤을 지새며 새해를 맞이한다”는 등의 풍습이 있다.
국제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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