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청현
[SOH]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한 거지(巨智) 성자가 평소 선한 일을 하는 여인을 보고 칭찬하며 말했다. “하나를 베풀면 백이 돌아오며, 마침내 인생의 큰 행운을 얻게 되리다.” 여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보잘 것 없는 일에 어찌 그런 복을 받겠습니까? 덕담이 과하십니다.” 성자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마을 입구에 있는 500년 묵은 은행나무를 보지 않았소?” “예, 그 은행나무에서는 해마다 수십 섬의 열매가 맺힙니다.” “그럼, 수십 섬의 열매를 따기 위해 씨앗을 한 가마쯤 심었겠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나 둘 심었겠지요.” “그런데, 어찌 내 말이 지나치다고 하는 것이오!?” 아무리 작은 선행이라도 시작은 미미하나 결과는 창대하기 마련이다. 한 알의 은행이 희사(喜死) 즉, 기꺼이 묻혀버림으로써 싹을 틔워 나무를 키우고 고목으로 성장하여 섬섬히 열매를 선사(膳賜)한다.
착한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한다. 선(善)은 확실히 감정이입으로 감통(感通)의 효과를 발휘한다. 의사의 따뜻하고 정성어린 말 한마디가 환자의 긴장을 풀어주며, 긴장의 이완이 막혔던 기혈을 통하게 하는 경우는 매우 흔한 일이다.
원한도 거슬러 따져보면 사랑의 기대가 좌절되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까운 친구사이나 형제 자매간에 의외로 원한 관계가 많은데, 어떻게 하면 원한을 풀고 좋은 관계를 회복할 것인가. 한 마디의 사과를 먼저 해보는 것, 진정으로 따뜻한 시선을 내가 먼저 보내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 싶다. 등고필자비(登高必自卑)라.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가장 낮은 곳부터 시작하라는 뜻이다.
“복은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겸양에서 생기며, 지혜는 고요히 생각하는 데서 생기느니라. 근심은 애욕에서 생기고, 재앙은 물욕에서 생기며, 허물은 경망에서 생기고, 죄는 참지 못하는 데서 생기느니라. 두 눈을 조심하여 남의 그릇됨을 보지 말고, 아름다움을 볼 것이며, 입을 조심하여 실없는 말을 하지 말고 착한 말, 바른 말, 부드럽고 고운 말을 언제나 할 것이며, 몸을 조심하여 나쁜 친구를 사귀지 말고, 어질고 착한 이를 가까이 하라. 어른을 공경하고, 덕 있는 이를 받들며 지혜로운 이를 따르고, 모르는 이를 너그럽게 용서하라. 오는 것을 거절 말고 가는 것을 잡지 말며, 내 몸 대우 없음에 바라지 말고, 일이 지나갔음에 원망하지 말라. 남을 해하면 마침내 그것이 자기에게 돌아오고, 세력을 의지하면 도리어 재화가 따르느니라.”
휴게정자 벽의 족자에 담긴 ‘마음 다스리는 글’을 옮긴 것이다. 자비무적(慈悲無敵)이라, 기본적으로 모든 일을 선의로 대한다면 인간지사 어디 못 풀 것이 있겠는가! 어려운 일일수록 그저 최선(最善ㆍa life of virtue)을 다 할 뿐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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