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대만의 민주화에 많은 공헌을 한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이 지난달 30일 밤 타이베이 재향군인 종합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리 전 총통은 살아생전 공산주의의 사악함을 지속적으로 알리며, 공산당의 이상론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구실에 불과함을 주장했다.
리 전 총통은 1923년 타이베이 태생으로 미국 코넬대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장징궈(藏經國) 전 총통의 사망으로 1996년 대만 역사상 최초의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총통이 되었다.
그는 내전이나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고 대만을 민주화한 공적으로 ‘미스터 민주주의’로 불리기도 했다.
리 전 총통은 그런 가운데서도 중국 공산당과의 외교교섭을 유지하면서 공산당의 군사적 압력으로부터 대만의 자치를 지켰다.
그는 2000년 5월 19일 임기를 마친 후에도 미국 등의 정계 및 언론과 꾸준히 교류했다.
리 전 총통은 젊은 시절, 마르크스의 저서 ‘자본주의’를 읽고 한때 공산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이후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는 마르크스의 이론과 다르며, 공산주의의 거짓”임을 깨닫게 됐고 미국 유학 후 국민당에 입당했다.
그는 2014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공산주의는 거짓”이라며, 그들은 지배 목적은 자본주의 체제 타도가 아니라 권력을 장악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에 대해 “신에 대한 믿음을 실천하고 개인을 해방시키며 보편적인 인권 가치를 추구한다면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질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리 총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중국을 민주화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에게는 그런 소질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5월, 대만 둥우(東吳) 대학 강연에서 “시진핑은 마오쩌둥보다 야심이 클지도 모른다”며, “중국의 최대 문제는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없는 것으로, 이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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