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사람은 자유로운 몸으로 태어났으나, 어디에서나 사슬에 매여 있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이같이 인간은 문명(文明)의 사슬에 매여 있다고 말했는데, 그는 자연의 소박한 이치로 되돌아가는 것을 내놓고는 인간이 영위하는 문명한 생활의 죄악을 없앨 길이 없다고 여긴 듯싶다.
문명은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인성을 타락시켜 그것의 노예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은 줄곧 자연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사람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도 마음이 충동질하는 또 다른 집착의 노예가 아닌 하늘의 이치에 순종하는 삶이라 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신의 인격을 도야해 참된 자아를 찾을 때에야 만이 개개인의 복된 미래는 물론,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인간은 높은 철학의 원리를 추구하기보다 神을 믿고 오로지 하늘의 이치에 순종해야 한다. 더 나은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덕의 승화를 거쳐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신(神)이 바라는 온 인류 공동의 선(善)일 것이다.
그래서 천명(天命)을 믿었던 옛사람들은 늘 선행을 베풀며 자신을 수양해 천인합일(天人合一)에 이르고자 힘썼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가 한껏 팽배한 오늘날에는 사람의 정신과 자연계의 황폐가 치유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 사람마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준엄하게 성찰해 출로를 개척하는 것이 매우 절실한 요즘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앞으로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일인바, 그것은 한 인간을 발가벗겨 세상에 전시하는 것이다. 그 인간은 바로 나 자신이다. (중략) 언젠가 최후의 심판 나팔소리가 울리더라도 나는 이 책 한 권을 지니고 심판관인 神 앞에 나아가서 큰소리로 외칠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행하며 살았다고.. 나는 내가 행한 일체 선악을 모두 밝힐 것이다. 어떠한 선행도 과장하지 않고 어떠한 잘못도 숨기고 싶지 않다.” 이는 루소가 그의 ‘참회록’에서 한 고백이다.
이처럼 엄격한 자기성찰은 차라리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바로잡는 心性 수양의 道라 해야겠다. 사람이 생을 마치고 저승에 가면 최판관이 염라대왕 옆에 붓을 들고 앉아서 들어오는 황천객을 일일이 심판한다 하지 않는가. 이처럼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함부로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예부터 罪는 지은 데로 가고 德은 닦은 데로 간다고 했는데,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고백하는 것은 죄의 짐을 더는 길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다 하늘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고 만날 다짐을 하지만 돌아서면 하늘보고 손가락질하기 일쑤다. 사람이 정말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살기를 바란다면 어찌 하늘을 공경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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