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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산책] 이불에 새긴 자계명(自戒銘)

편집부  |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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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NTD TV JP]


작가 : 청현


‘자치통감(資治通鑑)’은 ‘지난 일을 거울삼아 치도(治道)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뜻이다. 역사가들은 자치통감을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와 더불어 불후의 걸작으로 칭송한다.


이 책을 지은 북송의 사마광(司馬光·1019∼1086)이 왕안석(王安石)의 개혁에 반대하다가 낙양(洛陽)으로 물러나 있을때, 누군가로부터 이불 한 채를 선물로 받았다. 둘은 천하를 놓고 서로 겨루던 명사였으니 그 이불이 귀하디귀한 것이었을 성싶다. 하지만 의외로 이불은 삼베로 짠 검소한 것이었다.


사마광은 이 삼베 이불을 특히 아꼈다. 그래서 존경했던 선배 범중엄(范仲淹)의 아들 범순인(范純仁)이 ‘포금명(布衾銘)’, 곧 ‘삼베 이불에 새긴 글’을 써 주자 이내 이불 테두리에 그 글을 써 넣었다.


‘거친 밥을 먹고 검소하게 살았어도 안회(顔回·공자의 수제자)는 만세의 모범이 되었지만, 살아서 호화를 누렸던 주왕(紂王·중국 고대 은나라의 마지막 왕으로 주색과 포학한 정치로 인심을 잃어 주나라 무왕에 멸망당함)은 죽어서 외로운 인간으로 묻혔다’는 내용의 110자 예서(隸書)였다.


사마광의 삼베 이불은 그의 임종 순간까지 함께했다. 범순인은 사마광이 내내 덮고 지냈던 이불로 고인의 시신을 고이 덮어 주었다. 살아서 검소했으니 죽어서도 검소함을 따르지 않겠느냐는 이심전심의 배려였던 것이다. 아마 사마광으로서는 피안의 길이 결코 춥지 않았을 것이다.


700년쯤 흘러 경기 안산 바닷가 성호(星湖)라는 곳에 걸출한 학자가 살았다. 성호 이익(李瀷·1681∼1763), 우리나라 실학의 명실상부한 명인으로 꼽히는 바로 그분이다. ‘성호사설(星湖僿說)’을 비롯해 더 나은 세상을 염원했던 그의 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도 사마광처럼 애지중지하는 이불이 있었으며, 손수 이불에 관한 명(銘)을 남겼다.


“막무인부지수념 호발개종천리래(莫誣人不知須念 毫髮皆從天理來)-남이 알지 못한다고 속이지 말자. 털끝조차 모두 천리(天理)에서 비롯됨이다.”


자신을 속이지 않고 하늘과 사람의 바른 길을 찾고자 했던 그 의지가 서릿발처럼 매섭다.
숲은 이슬방울을 데려가고 대지는 인간의 몸을 거두어 간다. 그것이 생명의 질서다. 우주의 생명체 중에 유독 인간만이 살아 있는 동안 이불을 만들어 덮고 잔다. 어떤 이는 이 이불에 수(壽)와 복(福) 수놓아 두고, 어떤 이는 이불을 죽부인처럼 껴안은 채 춘몽(春夢)을 꾼다.


“포난음사욕(飽煖思淫慾) 기한발도심(飢寒發道心) - 배부르고 따뜻한 곳에서는 음욕을 생각하게 되고 굶주리고 추운 곳에서는 도심(도덕심)이 일어난다.” 명심보감의 경구를 재삼 새겨본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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