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청현
[SOH] 반구저기(反求諸己)란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남을 탓하지 않고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 하(夏)나라의 시조인 우(禹)임금의 아들 백계(伯啓)의 고사에서 유래됐다.
우임금이 하나라를 다스릴 때, 제후인 유호씨(有扈氏)가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왔다. 우임금은 아들 백계(伯啓)로 하여금 군대를 이끌고 가서 싸우게 하였으나 참패했다. 백계의 부하들은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여 다시 싸우자고 하였다. 그러나 백계는 “나는 유호씨에 비하여 병력이 적지 않고 근거지가 적지 않거늘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이는 나의 덕행(德行)이 그보다 못하고, 부하를 가르치는 방법이 그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먼저 나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아 고쳐 나가도록 하겠다”며 더 이상 싸우지 않았다.
이후 백계는 더욱 분발하여 날마다 일찍 일어나 일을 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며, 백성을 아끼고 품덕(品德)이 있는 사람을 존중했다. 이렇게 1년이 지나자 유호씨도 그 사정을 알고 감히 침범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결국에는 백계에게 감복하여 귀순했다.
이로부터 반구저기는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그 잘못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 고사성어는 우리말의 ‘내 탓이오’와 의미가 통하며,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과는 상반된 뜻이다. <논어>의 <위령공>편에도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구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라는 구절이 나온다.
누군가 자신을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우린 먼저 그 사람이 선하지 못하다거나 성격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좀 더 성의 있게 상대를 대하지 못하지 않았는지, 내가 상대의 성격이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먼저 반성하려고 할 때 진정한 발전이 있고 향후 관계 개선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능력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운전을 빨리 하는 사람은 운동 신경이 좋다고 여기고 반면, 느리게 하는 사람은 자신이 신중하다고 생각한다. 또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선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미국 내 한 조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죄수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자신은 원래 선한데 운이 없거나 사회가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명하거나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와 다툰 일이 있다면 그 즉시 먼저 사과할 일이다. 나중에 내가 잘못되었으면 잘한 것이고 상대가 잘못된 경우에는 상대로부터 존경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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