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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정자] 의리(義理)

편집부  |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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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unsplash]


작가 : 청현


[SOH] 의리란 사람이 지녀야 할 마땅한 도리를 의미한다. 중국의 동한 시대의 순거백(荀巨伯)이라는 선비의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동한(東漢) 말년은 정치적인 혼란의 와중에 민중들의 봉기가 잦았던 시기였다. 어느 날 순거백이 사는 마을에 황건적(黃巾敵)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에 동네 사람들이 모두 도망가고 거동할 수 없는 병자만 남았는데 그가 바로 순거백의 친구였다.


병자인 친구는 순거백에게 “나는 기왕 병이 들어 죽을 운명이고 도망갈 수도 없지만 자네는 빨리 여기를 빠져 나가라”며 피신할 것을 권했다. 그러자 순거백은 “아무리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병석에 있는 친구를 도적들 속에 내버려 두고 갈 수는 없다”며 남아서 그 친구를 간호했다.


마침내 황건적이 그 마을에 들이닥쳐 “너는 무슨 배짱으로 남아 있느냐”고 묻자, 순거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너희가 무서운 도적인 줄 안다. 또 너희에게 걸리면 꼼작 없이 죽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너희도 보는 것처럼 내 친구가 중병으로 누워 있다. 내가 돌보지 않으면 그는 살질 못한다. 나만 살자고 중병에 걸린 친구를 두고 도망가는 것은 사람의 도리에 어긋난다. 나는 차라리 너희 손에 죽을지언정 친구와의 의리를 저버릴 수가 없다. 그러니 너희 마음대로 나를 죽이려면 죽여 봐라. 의리를 지키다가 죽는 마당에 아무런 여한이 없다.”


이 말을 들은 황건적들은 그의 의리에 감화되어 그곳의 생명과 재산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조용히 물러났다고 한다.


사람이 따라야 할 의리, 즉 마땅한 도리란 이처럼 친구사이에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다. 사람이 처한 모든 상황과 모든 관계에서도 마땅히 따라야 할 도리가 있다. 작게는 그것이 부모를 향한 것일 수도 있고 친구를 향한 것일 수도 있으며 크게는 역사와 사회를 향한 것일 수도 있다.


조선 시대의 사육신의 삶이나 지리산 구례 땅에 은거하던 한 선비로서 1910년 8월 경술국치로 나라가 일제에 넘어갈 적에 절명시(絶命詩) 4수를 남기고 자결한 매천(梅泉) 황현(黃玹)의 삶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무궁화 나라는 이미 사라졌도다/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옛일 돌이켜 보니/문자(文字)나 안다는 사람 인간 되기 어렵구나.” 매헌의 절명시 중 한 구절이다.


황현은 평생 벼슬길에 올라 정치에 참여한 적이 없이 초야에 묻혀 살던 사람이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당시 국권의 상실은 그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한 사람의 선비(유학적 지시인)로서 역사와 사회에 대해 져야 할 의리와 책임을 죽음으로써 보여 주었던 것이다. 의리는 천시하고 잇(利)속만 챙기는 명사(?)들이 시대의 주류를 이루지 않나 각자 스스로 살펴볼 일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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