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증시의 추락은 위기의 본질이 아닌 외양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과거의 성장에 여전히 집착하며, 추락한 증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부양책을 쏟아 부으며, 수출 둔화를 회복시키기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 했다.
그동안 중국은 정부가 자본과 인력자원을 총동원하고, 필요하다면 수출과 증시도 부양하는 식으로 경제 발전을 꾀해 왔지만, 중국이 세계 최대의 공장이자 세계 제2위의 시장이 되고 나서는 이런 성장 방식이 잘 통하지 않고 있다.
대출과 투자 위주의 성장은 한계를 맞았고, 증시와 부동산 거품만 커진 데 대해 중국 정부는 자산시장 거품을 소비 원동력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 경제를 지탱해주던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부메랑이 되면서, 자산 시장의 거품은 꺼지고 경제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로 고전 중인 중국 정부는 전통적 수출 촉진 정책을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공세에 맞서 다른 나라들도 공세적 환율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 일종의 환율 전쟁이 벌어질 경우 세계 각국의 연쇄적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대출과 투자를 통한 내수 부양과 환율 조작을 통한 수출 촉진, 그리고 집요한 증시 부양 등의 정책을 볼 때, 과거의 성공 방식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세계 각국 대부분이 실패를 통해 교훈을 배운 것과 매우 대조된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주요 경제국들은 대공황의 경험과 상호 협력을 통해 환율 전쟁과 보호무역주의의 악순환을 막았는데, 중국의 환율 정책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다시 대공황과 비슷한 상황을 맞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1978년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시작한 이래 교훈을 삼을 만한 실패의 경험이 없었다. 그들은 오히려 어느 상황에서든 통하는 성공 방정식을 자신들이 갖고 있다고 믿을 만큼 성장과 성공에 중독돼 있다.
때문에 중국 경제의 위기로 경제 전문가들이 상정한 세계 경제가 최악의 악순환에 시달리지 않는다 해도 새로운 환경 하의 중국 경제가 사상초유의 실패에 직면한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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