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샤오창 (夏小強‧시사평론가)
[SOH] 홍콩에서 6∙4 당시 베이징 시장을 지낸 천시퉁(陳希同)이 회고록이 출간됐다. 이 책에서 천시퉁은 전 중공 총서기 장쩌민이 자신을 끌어내리기 위해 덮어씌운 부패혐의를 부정하고 아울러 6∙4의 책임을 장쩌민에게 미루며 자신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6∙4를 앞둔 지금 천시퉁의 책이 출간된 것은 자못 깊은 의미가 있다. 천시퉁은 비록 6∙4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본심은 다른 곳에 있다. 천시퉁은 자신이 거짓으로 날조된 불공정한 법 집행의 희생양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권력투쟁 중에서 어떤 일이든 발생할 수 있으며 가장 비열하고 더러운 것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내용은 모두 장쩌민을 겨냥한 것이다.
이미 널리 공개된 자료에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시피 당시 베이징 서기(정치국 중앙위원)로 있던 천시퉁이 부패혐의로 낙마한 것은 장쩌민이 중공의 대권을 독차지하기 위해 정적을 제거한 보복행위였다. 천시퉁이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이 책을 출간한 이유는 현재의 역사적인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편으로는 지난 2월 6일 발생한 왕리쥔 사건과 보시라이의 낙마 이래 중공 내부에 큰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시라이가 낙마한 후 저우융캉이 조사를 받고 있고 이들의 배후인 장쩌민은 이미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에서 장쩌민파 일원들이 앞을 다퉈 후-원에게 충성을 다짐하고 있다. 이제 장쩌민 혈채파의 대세는 이미 기울었고 청산될 날이 머지않았다. 장쩌민의 혈채파가 청산되면 중공정권의 해체 역시 불가피한 필연이 될 것이다.
홍콩 잡지 ‘동향(動向)’이 최근 중공 정부에서 작성한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제17기 중공 중앙위원 중에서 직계 가족이 외국에 거주하거나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의 수가 위원 187명 후보위원 142명에 달하며, 중앙기율위원회 위원 중에서도 113명의 직계 가족이 서방국가에서 거주하거나 생활하고 있고 또는 외국 국적을 갖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중공 고위관원들이 이미 앞을 다퉈 해외로 도피하고 있으며 해외에 자신의 퇴로를 남겨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반 민중보다 중공의 진실한 상황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중공이 곧 붕괴할 것임을 알고 있다. 이런 배경과 각도에서 보자면 천시퉁이 이번에 책을 출판해 6∙4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는 자신의 누명을 벗고 퇴로를 남겨두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보자면 지금 후-원측이 저우융캉의 최종 처리를 앞둔 아주 미묘하고 중요한 시기에 천시퉁이 출간한 책이 장쩌민에 관한 추문을 폭로하는 것은 후-원에게 저우융캉을 끌어내리게 하는 촉진제로 작용하고 더 나아가 장쩌민의 죄악을 공개하고 여론과 증거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포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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