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톈샤오(李天笑 시사평론가)
[SOH] 지난 1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적어도 3명의 중공 고위층 인사 및 외교관을 통해 정법위 서기이자 정치국 상무위원인 저우융캉이 이미 자신의 모든 권력을 공안부장 멍젠주(孟建柱)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저우융캉이 이미 권력을 잃긴 했지만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중공 당국이 그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것으로 보았다.
파이낸셜타임즈의 보도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으며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이틀 후 15일 인민일보는 저우융캉이 6일 전인 5월 9일 중국정법대에서 강연했다고 보도했다. 중신망(中新網)은 또 저우융캉이 지난 13일 신장 바인궈렁주(巴音郭楞州)의 ‘신장전기 외부수송’ 공사 기공식에 참가했다면서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런 보도들이 저우의 건장함을 보여주는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저우융캉이 정법위 업무에서 이미 소외되었음을 입증한다. 왜냐하면 신장전력은 원래 저우가 관할하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공 매체는 저우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외국 정치인이나 혹은 본래 업무와는 동떨어진 인사들을 접견했다는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이런 보도들은 오히려 파이낸셜 타임즈의 보도가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할 뿐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6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후-원이 저우융캉의 권력을 박탈한 것이다. 중공 조직의 원칙에서 보자면 정식으로 은퇴하기 전에 권력을 이양하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더욱이 정치국 상무위원이 관할하던 정법위 서기를 중앙위원에게 넘긴 것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홍콩 동향지에 따르면 멍젠주는 이전에 고등법원장 왕성쥔(王勝俊)과 최고 검찰원 검찰장 차오젠밍(曹建明)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여기서 보다시피 멍젠주는 진작부터 저우융캉과 사이가 틀어졌고 보시라이가 낙마한 후에는 후진타오측으로 기울었다. 저우융캉에게 멍젠주는 위험한 인물이며 아울러 멍젠주의 당내 지위(중앙위원에 불과)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저우융캉이 자신이 관할하던 정법위 업무를 자발적으로 멍젠주에게 넘겼을 리는 만무하다. 만약 저우가 정말로 멍에게 정법위 업무를 이양했다면 그것은 오직 한 가지 가능성만이 있을 뿐인데 바로 후-원이 주도하는 중공 지도부의 결정에 굴복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다.
둘째, 파이낸셜 타임즈는 저우가 권력을 잃은 주요 원인이 보시라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 후-원은 확실히 저우와 보를 한데 엮어 처리하려 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저우융캉은 보시라이와의 관계를 벗어나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이다.
셋째, 외부에서는 후-원이 저우의 낙마를 천천히 공개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저우에 대한 처벌을 서두르면 일부 중공 고관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왜냐하면 저우융캉이 정법위 서기로서 다년간 수많은 관리들의 비밀자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중공 관리들이 전체적으로 부패했기 때문에 후-원의 과감한 조치를 가로막았다고 전했다. 이는 중공 체제에서 부패문제가 너무나 보편적이라 더 이상 해결할 방법이 없으며 중공의 해체는 필연임을 설명한다.
넷째, 저우가 이끄는 정법위는 보시라이-왕리쥔 사건은 물론이고 천광청 사건에 이르기까지 모두 중공의 이미지를 망쳤을 뿐만 아니라 중공 체제의 큰 모순들을 드러냈다. 그러므로 후-원은 정법위의 권력을 반드시 축소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정법위는 이미 중공 통치를 위태롭게 했고 중공의 위기를 심화시켰다. 따라서 공산당 안위의 각도에서 보더라도 저우는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
다섯째, 저우융캉의 정법위 통치는 당과 중국 인민 모두를 위태롭게 했을 뿐만 아니라 후-원과 시진핑 등 모든 상무위원을 포함한 중공 고위층의 안위마저 위태롭게 했다. 예를 들면 보시라이와 저우융캉이 시진핑에게 음모를 꾸민 것이나, 정변을 일으키려 한 점 및 다른 상무위원들을 도청한 것 등이다.
여섯째, 나중에 진짜 저우융캉을 체포할 때 큰 파동을 일으키지 않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에 저우가 모습을 드러낸 것도 저우에게 양보한 것이 아니라 그의 죄상을 당 내외에 서서히 알리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후-원의 저우에 대한 조치는 큰 연극의 결말이 정말로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더운 물로 청개구리를 삶아 죽이는 것이 아니며 저우융캉과 장쩌민파에게 강대한 압력을 가해 저우와 장쩌민파로 하여금 이미 큰 재앙이 닥친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동안 잠잠히 지내던 쩡칭훙이 당황한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모습을 드러내 직접 일을 꾸미는 것이 바로 이 점을 충분히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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