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페이(趙培 시사평론가)
[SOH] 천광청의 산둥 탈출에서 뉴욕대 방문 학자로 도미하겠다는 결정까지 드라미틱한 전개와 미중간 협상과정에서 외부의 억측이 난무했다.
9일 뉴욕타임즈는 그 내막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공 상층부의 분열로 중국의 두 시스템을 상대로 협상에 나섰다. 중공은 국무원과 정법위 두 개의 다른 시스템이 회담에 참가했다. 국무원 대표는 추이톈카이 외교 부부장이었고, 정법위 대표는 아직 수수께끼 상태다. 미 국무부 가오훙주(高洪柱) 법률고문에 따르면 중공 국가안전부 관리가 ‘천광청은 처벌돼야 하고 미국이 돌봐서는 안된다’고 고함을 쳤다고 한다.
이외에도 중국 국가안전부는 미 대사관 직원의 전화를 녹음하거나 통신을 봉쇄하고, 국가안전부 요원이 공공연하게 미 방문단의 왕(王) 부단장과 천광청의 아내 위안웨이징(袁偉静)간의 통화에도 끼어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미 대사관 직원이 간호사로 변장하고 천광청이 입원해 있는 자오양 병원에 들어갈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사건에서 미국은 중공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국가안전부 직원은 이미 의사로 변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중국의 형세에 대한 판단에서 실수를 했다. 미국은 1972년 미중 공동성명(상하이 커뮤니케)에 따른 처리방법으로 천광청 사건을 처리했다. 미국은 중공의 체면을 살려주면 중공이 천씨에게 자유를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과 중공은 아무런 공식적인 협의도 없이 단지 간단한 ‘공통 인식’만 가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의 설명에서는 ‘상하이 커뮤니케’에 따라 미중 관계가 수립됐으며 대만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이것도 미국이 천광청 사건에서 중공의 환심을 사려고 한 원인이다. 그 구체적인 표현이 오바마 대통령과 국무장관의 침묵이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4일 다이빙궈 국무위원과의 회담에서 ‘천씨는 반드시 미국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중공의 체면을 고려해 그 후 기자회견에서는 천씨를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즈는 미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하나의 중공과 관계를 유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말하고, 미국은 분명히 천광청 사건에서 중공의 개혁파와 인권억압파의 분열을 감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은 정세를 1972년의 미중 공동성명 시기와 마찬가지로 잘못 판단하고 있다. 당시 중공 진영의 보스는 구소련이었고, 지금의 중국 정세는 구소련의 붕괴 직전과 상당히 비슷하다. 지금 중공은 공산 진영의 마지막 보스이며, 심각한 사회위기, 당내 위기, 환경위기 및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공 내부의 파벌투쟁과 권력투쟁은 격렬하고, 대립의 조정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1987년 6월 12일 당시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서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앞에서 당시 고르바초프 서기장에게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려라’고 말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해 냉전이 종결됐고,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당대의 영웅이 됐다. 역사는 지금 영웅이 될 기회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역할은 레이건 대통령이지 1972년의 닉슨 대통령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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