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쯔쉬(林子旭 시사평론가)
[SOH] 천광청이 미국 대사관에서 나와 병원으로 이동한 후 이전처럼 준연금 상태에 처해졌다. 저우융캉이 후진타오-원자바오(후-원)에게 호되게 한방 먹인 것이다. 뒤이어 저우융캉은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류치(劉淇 베이징시 서기) 등을 이용해 중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기세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후-원은 일언반구 아무런 말이 없었고 시종 침묵으로 일관했다.
뒤이어 베이징 시내에는 매우 이상한 일들이 발생했다. 천안문 광장에서 보시라이를 지지하는 집회를 연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퍼졌고 원자바오 총리가 사직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중공 각 성(省)의 책임자들이 베이징에 들어와 회의를 연다는 소문이 있었으며, 최근 이틀간은 공안부가 인터넷 연결을 차단해 중국 내 민중들의 해외 사이트 접근을 통제한다는 말도 있었다. 드디어는 식물인간 상태로 알려진 장쩌민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이런 현상들은 지금 베이징 시내에서 격렬한 싸움이 전개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후-원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개입하게 되었다. 지금 후-원이 겉으로 침묵하는 배후에는 어쩌면 아주 깊은 뜻이 담겨 있을 수 있으며, 저우융캉의 최후 발버둥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몰락만 부채질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최근 반년 간 후-원의 사건 처리과정은 3글자로 표현할 수 있는데 바로 온(穩 평온), 준(準 정확), 낭(狼 매섭다)이다. 사태를 지켜보다가 일단 메스를 대면 반드시 성과를 보았다. 현재 저우융캉이 분탕질한 천광청 사건으로 온통 체면을 구긴 후-원이 더 이상 반격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저우융캉이 득세하는 날이 올 경우 이들이 어떤 상황에 처할지 알 수 없다.
후-원은 아마 일찍이 보시라이를 처리한 후 저우융캉을 처리하는 문제에서 중공 체제에 큰 혼란을 초래해 붕괴되지 않도록 가급적 조용히 처리하고 싶어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저우융캉의 표현으로 보건대 설사 후-원이 조용히 넘어가고자 해도 저우융캉 쪽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저우융캉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날로 세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기회를 노리고 후-원을 제압하려 하고 있다. 만약 그에게 정말로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고 실력을 회복하게 한다면 아마 눈도 깜짝하지 않고 후-원을 주살(誅殺)할 것이다. 오늘 후-원이 잃는 것은 체면이지만 내일 잃게 되는 것은 바로 그들 자신의 목숨이 될 것이다. 이 점에 대해 그들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갈수록 많은 민중들이 저우융캉의 각종 범죄에 대해 알게 되었고 민중들은 이미 기본적으로 저우융캉의 낙마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끝낸 상태다. 저우융캉은 또 천광청 사건을 통해 자신을 포함해 피의 빚을 지고 있는 혈채파의 사악한 모습을 노골적으로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여기에는 물론 후-원을 대표로 하는 중공 각급 관리들을 포함한다. 지금 후-원이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중공 내부의 각급 관리들 자신도 반드시 저우융캉이 낙마될 것이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동시에 이 시기에 후-원의 인사들이 암암리에 힘을 축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란저우 군구(蘭州軍區)가 후진타오를 지지한다는 태도를 표시했고 공청단파 인사가 지린성을 차지했다. 이 모든 현상이 표명하는 것은 후-원이 메스를 들이 댈 시기가 이미 성숙되었으며 이 모든 것들이 아마도 후-원이 이 시기에 아무 말도 꺼내지 않고 침묵하면서 기다리는 이유일 것이다.
아니면 지금 후-원은 아직도 중공 체제의 존망에 대해 우려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보시라이를 끌어내린 그 날부터 후-원에게는 이미 퇴로가 사라졌고 이 길에서 반드시 끝까지 가야만 한다. 저우융캉 등 혈채파는 분명 저항할 것이며 그들은 하루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중공이 해체되건 되지 않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잠시나마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하는데 급급할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후-원이 혈채파와 대결할 때면 그 폭발력이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사실 후-원은 이런 것에 대해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 중공을 해산하고 신당(新黨)을 결성한다면 민심과 권력은 여전히 후-원의 편에 설 것이다. 지금과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이렇게 하면 후-원이 중공 및 혈채파와 철저히 단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필연코 이런 저런 압력과 어려움이 존재하겠지만 후-원이 만약 한걸음 더 나아가지 않는다면 그 처지는 지금보다 훨씬 위태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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