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린다(方林達 시사평론가)
[SOH] 지난 18일 신화통신은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중앙정법위 서기 저우융캉이 17일 인민대회당에서 호세 라몽 바라글 쿠바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회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저우융캉이 공개적으로 등장한 가장 최근의 보도이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 일부는 ‘저우융캉이 왜 아직도 언론에 등장하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보시라이 낙마가 발표된 후 저우융캉이 정변모반, 암살, 부패, 음란 등에 연루되었다는 소식이 끊임없이 중공 고위층을 통해 해외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지금 외부에서는 그가 언제 낙마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그렇다면 낙마를 앞둔 저우융캉이 왜 아직까지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가? 그 주요 원인은 다음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마치 블랙박스처럼 조작되는 공산체제의 특성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공은 내부투쟁이 아무리 살벌할지라도 모두 암암리에 진행했으며 공산 체제의 안정을 위해 가급적 표면적으로는 조화로운 모습을 유지해왔다. 이는 중공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후진타오-원자바오는 한편으로는 저우융캉을 끌어내려 장쩌민 혈채방(血債幫 장쩌민 파 중에서도 파룬궁 탄압 등 민중들에 대한 강경탄압을 주도한 일파)을 깨끗이 제거하려 하지만 다른 한편 저우융캉을 끌어내린 후 혈채방이 지난 십 수 년간 중국 민중을 박해한 내막이 만천하에 폭로되어 국제사회 및 중국 민중들에게 거대한 충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후-원은 혈채방을 완전히 제거하기 전에 국면에 대한 통제를 상실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때문에 외부세계와 중국 민중들이 저우융캉의 낙마에 대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현 단계에서 저우융캉에 관한 온갖 추문들이 해외언론을 통해 폭로되고 이 소식들이 다시 국내로 전해지는 것은 후-원이 여론을 준비하고 민심을 확인해보려는 시도이다.
셋째, 보시라이와 저우융캉은 모두 장쩌민 혈채방의 모반계획과 관련이 있다. 이에 앞서 소식통이 전한 바에 따르면 장쩌민과 쩡칭훙은 18대 시작 후 2년 정도 지난 다음 보시라이를 이용해 전국적으로 창홍타흑(唱紅打黑)을 일으켜 전국적인 지지를 얻은 후 충칭모델을 중국 전역에 확대하고자 했다. 그 후 보시라이가 장악한 정법위 등 강력한 권력과 무장경찰부대 및 보시라이가 장악한 전국 각지의 많은 부대 및 장쩌민의 힘 등을 이용해 마치 덩샤오핑이 화궈펑을 몰아낸 방식을 모방해 시진핑 등을 파면 또는 체포하고 전국을 다시 장쩌민과 쩡칭훙의 세상으로 만들고자 기도했다.
보시라이와 저우융캉은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그동안 부정부패로 축재한 거대한 자금을 이용해 중공 각급 당정군(黨政軍) 부문에 자기 세력을 침투시켰다. 특히 군대에 대한 침투는 후-원에게 큰 위협을 조성했다.
최근 외부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몇몇 군부 주요 지도자들이 끊임없이 후진타오에 대한 충성다짐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고 군보(軍報)에도 후진타오를 지지하는 글들이 연속으로 발표되고 있다. 후진타오는 또 군부 내에 반부패기구를 설립해 보시라이와 관계가 긴밀했던 청두(成都)군구 등에 조사팀을 파견한 것 등은 바로 중공 지도부가 군부 내에서 혈채방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다. 최근에는 또 군부 내에 영향력이 큰 태자당 류야저우(劉亞洲 리셴녠의 사위), 류샤오장(劉曉江 후야오방의 사위) 및 2포부대(핵무기 및 미사일을 책임진 중공군 최정예 부대) 정치부 주임 인팡룽(殷方龍) 등 중량급 인사들이 후진타오에게 충성을 다짐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후-원은 군대 외에도 중앙 당교(黨校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학교) 등 전국 각 부문에서 혈채방 인사들에 대한 숙청작업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넷째, 문화혁명 시기 린뱌오의 반란 사건이 일어난 후 중공은 이 소식이 일으킨 충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엄밀히 언론을 통제한 후 단계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취했다. 즉, 1971년 9월 13일 사건이 발생했지만 40여 일이 지난 10월 24일에야 대외에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지금 후-원이 저우융캉에 대해 취한 수법도 이와 유사하다. 현재 진행 중인 여론 공세는 당내 인사들에게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 태도를 표시할 시간을 주는 동시에 은혜와 위엄을 동시에 보이는 방식으로 원래 반대파에 속했던 인사들을 굴복시키려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저우융캉이 지금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현재 중공 정세의 정상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설사 단기적으로 중공 고위층이 대외적으로 저우융캉이 완전히 정상적이라고 선포할지라도 이 역시 중공 내부투쟁 중에 늘 존재해온 것이다. 그러나 후-원이 군대와 당정군에서 혈채방 인사들에 대한 숙청과 재편성을 끝낼 때가 바로 대외적으로 저우융캉의 실각을 발표하는 시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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