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톈량(章天亮 시사평론가)
[SOH] 후진타오가 보시라이를 처리하기 위해 칼을 꺼냄으로써 중공 고위층에서 장쩌민-후진타오의 균형이 깨졌다. 이 평형은 장과 후 누구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다. 장은 후를 끌어내릴 구실이 없었고 후는 장파를 제거할 힘이 없었다.
지난 2006년 후진타오가 천량위 사건을 수습한 후 이 균형관계는 지난해 말까지 그럭저럭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애초 장쩌민이 발탁했던 2명의 군사위원회 부주석이 후진타오에게 충성을 맹세하면서 쌍방의 균형이 깨져버렸다. 게다가 왕리쥔 사건이 발생하면서 후-장의 최종결전은 시위를 떠난 화살이 된 것이다. 균형이 일단 깨지면 반드시 한바탕 대대적인 숙청을 거친 후에야 새로운 균형이 수립되거나 혹은 새로운 균형체계(혹은 관료체계)가 수립된다. 장파 인물들은 후진타오에게 투항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위치를 잃게 될 것이다. 때문에 장파는 최후의 저항을 하면서 후진타오를 향해 칼끝을 겨냥하고 있다(현재 이들은 원자바오를 후진타오의 선봉으로 간주해 공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죽고살기식 투쟁이 전개될 수밖에 없으며 아울러 전 국민과 미국 정부도 관심 있게 결전을 지켜보고 있다. 때문에 이 시기 군대의 강경한 태도표명은 아주 중요하다.
2월 27일 톈진사이트에 ‘해방군보’ 기사가 전재되었다. 제목부터 ‘궈보슝(郭伯雄): 군대에서 2012년 군사투쟁준비를 강화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였다. 심상치 않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궈보슝은 남해 위기나 혹은 외국의 군사도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고 대신 다음 두 단락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궈보슝은 ‘올해는 우리 당과 국가발전 노정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한 해이며 군의 현대화 건설과 군사투쟁준비가 아주 중요한 한 해다. 후 주석은 18대 소집에 대한 당의 특수한 요구를 감안해 당(黨) 전체에 정치를 중시하고 큰 국면을 고려하며 기율을 지킬 것을 호소했다. 또 군단(軍團) 이상의 당위원회 기관에서 정치를 중시하고 큰 국면을 고려하며 기율을 지킬 것을 학습하는 교육활동을 전개하도록 명확히 요구했다’고 말했다.
궈보슝은 ‘정치를 중시하고 큰 국면을 고려하며 기율을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것은 후진타오 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 주위에서 더욱 긴밀하게 단결하고 자각적으로 사상이나 정치, 행동에서 당 중앙과 고도의 일치를 유지하며 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적인 영도라는 근본원칙과 제도를 추호도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 부대는 확고하게 당 중앙과 당 군사위원회와 후 주석의 지휘를 따르도록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두 단락에서 분명히 표명했다시피 소위 ‘군대의 군사투쟁준비를 강화’하는 것은 ‘18대 소집의 특수한 요구다.’ 필자는 여기서 후진타오가 최종대결을 앞두고 이미 ‘군사투쟁준비’라는 갈피를 잡았음을 확신할 수 있다.
인터넷에는 또 황치판이 보시라이가 두 집단군(集團軍)을 장악한 것을 폭로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필자는 이 두 집단군은 지난해에 보시라이가 주관한 군사훈련에 참가한 쓰촨 군구와 티베트 군구라고 여긴다. 과연 인터넷에 두 가지 증거가 나타났다. 하나는 군용차량이 쓰촨을 순찰하는 사진이고 또 하나는 보시라이를 지키려는 저우융캉이 그를 티베트 당서기로 보내자고 건의했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중공 군부에 장파에 충성을 바칠 인물은 얼마나 될까? 필자는 과감하게 국방부장 량광례와 쓰촨 군구 및 티베트 군구가 장파 인물에 의해 동원될 수 있을 거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국방부장은 문관에 불과하며 쓰촨과 티베트는 베이징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후진타오가 중앙경위단(中央警衛團), 베이징 위수구(北京衛戍區)와 베이징 군구 병력을 동원해 베이징을 호위해도 장쩌민, 저우융캉의 그 어떤 정변도 필패가 될 것이다.
필자가 여기까지 썼을 때 베이징 시간으로 이미 3월 20일 아침 6시가 되었다. 인터넷에는 3월 19일에서 20일로 넘어가는 시간에 많은 대륙 유명인사들의 웨이보와 베이징 민중들의 증언이 올라왔다. ‘베이징에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많은 네티즌들이 총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이때는 이미 ‘총소리’, ‘창안제(長安街)’가 웨이보에서 차단되어 검색되지 않았다.
베이징 둥청구(東城區)에 거주하는 ‘증권시장주간’ 편집위원 리더린(李德林)도 웨이보에 ‘군용차량이 엄청나게 많으며 창안제는 계속 통제 중이다. 또 길목마다 많은 사복경찰이 있고 어떤 곳에는 철조망까지 쳐놓았다’라고 썼다.
필자는 베이징에 퍼지는 이런 소문이 하루 빨리 확인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미국에서 글을 쓰는 필자거나 베이징에 거주하는 동포거나 어쨌든 모두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이제 후-원과 장-저우의 대결은 형세발전의 필연이며 단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고 우리가 얼마나 알 수 있는가가 문제이다.
여기서 후-원이 장파의 부패한 무리들을 숙청할 때 필자가 권고하고 싶은 말은 장파의 죄악, 특히 파룬궁 탄압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중국이 자유로 나아가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후-원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원자바오가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새로운 성과로 나의 업무상 결함을 보충하고 인민의 양해와 용서를 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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