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쯔쉬(林子旭 평론가)
[SOH] 최근 미 국무부에서 발표한 ‘2011 하반기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중공 당국이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보고서를 겨냥해 중공 치하의 5대종교단체 비서장들이 연합해 관련내용을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인민망(人民網)에 올라온 보도를 보고 필자는 가소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정부가 중공을 비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수많은 종교인과 신도들에게 좋은 일이다. 그러나 5대종교단체는 감사는커녕 오히려 연합해서 중공을 대신해 반박하고 나섰으니 소위 이들 종교단체의 비서장이란 사람들의 진짜 신분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인민망의 보도를 자세히 살펴보니 만약 5대종교비서장들의 연합성명이란 설명이 없었다면 틀림없이 중공 중앙선전부가 쓴 원고로 보였을 것이다. 문장 전편에 흐르는 당팔고(黨八股)의 분위기와 ‘멋대로 왜곡했다’느니, ‘엄정하게 비난한다’느니, ‘중국정부는 종교신앙의 자유를 실행하는 정책을 견지한다’는 표현때문이다. 이 같은 표현은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할 때 사용한 내용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은 것이다. 이는 분명 자칭 ‘위대하고 광명하며 정확’하다는 중공이 배후에서 5대종교단체를 조종한 것이 아닌가?
여기서 5대종교란 불교, 도교, 이슬람교, 천주교, 기독교를 가리킨다. 이들 5대종교는 기원, 교리, 신봉하는 신에 이르기까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상호 연계가 드물거나 심지어 서로를 인정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중공 통치하에서 이들 5대종교는 공산당을 옹호하는 한 가지 방면에서는 이상하리만치 ‘단결’해서 연합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소리 높여 당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아마 조만간 마르크스, 레닌,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의 그림이 사찰이나 도관, 교회에서 높이 걸릴 것 같다.
만약 인민망의 이런 보도가 전부 사실이라면 그럼 우리는 단지 한 가지 결론밖에 내릴 수 없다. 즉, 중국인들은 완벽하게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가? 중공 자신조차 믿지 못할 것이다. 중공이 임명한 대주교가 로마 교황청의 인정을 받았는가? 가정교회가 탄압받는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티베트 불교승려에 대한 체포와 박해는 이미 온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파룬궁탄압 문제에 대해 중공관리 그 누구라도 국제적으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답할 수 있는가? 몇 명의 공산당원을 종교내부에 파견해 옷만 갈아입고 성명서를 발표하면 만사형통이라고 여기는가? 유치하고 어리석기 그지없다.
인민망에서 막 이 소식을 접한 후에 또 다른 소식이 올라왔다. 바로 자칭린(賈慶林)이 중공을 대표해 중국이슬람교 제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축사를 발표했다는 보도였다. 축사에서 그는 ‘중국 이슬람교 새 지도부가 후진타오 동지의 7월 1일 강화정신을 철저히 학습해 당의 종교공작 기본방침을 견지해주길 희망한다’, ‘계속해서 애국(愛國)하고 애교(愛敎)하는 영광스런 전통을 널리 알리고 확고부동하게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옹호하자’고 말했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이런 것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는가? 필자는 일찍이 웃기는 일을 찾고 싶으면 인민일보를 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불인(不仁) 불의(不義)하고 온갖 악독함을 구비한 중공이 독실하고 선량하며 정의를 믿는 좋은 사람들에게 공산당을 옹호하고 자신의 해적선에 올라타라고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단지 미국뿐만 아니라 양심을 지닌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중공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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