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산(臧山 신지웬 칼럼니스트)
[SOH] 중공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에 ‘인터넷여론: 민의의 자유시장인가? 그 특징은 무엇인가?’라는 칼럼이 발표됐다. 칼럼을 쓴 사람은 중공중앙기관잡지 ‘구시(求是)’ 인터넷여론 과제팀으로 작성자 이름은 커티쭈(柯緹祖)다. 이 칼럼은 중공이 현재 어떻게 인터넷을 대하고 어떻게 민의(民意)를 대하는지 또 중국사회의 기본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기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흥미 있는 글이다.
칼럼의 첫 번째 관점은 ‘전체적으로 말해서 인터넷상의 각종 여론대결은 종종 부정적인 여론이 긍정적인 여론을 압도한다’에서 드러나듯 현재 중국의 인터넷여론이 이미 통제를 상실했음을 인정했다. 사실상 현재 중국 대륙 인터넷에서 적어도 90%의 발언이 관방의 정책, 조치 및 심지어 제도에 대해 부정한다.
두 번째 관점은 인터넷에서 발언하는 사람은 사회활동에서 실의(失意)에 빠진 사람들과 ‘의도적으로 주류 이데올로기와 거리를 유지하거나 심지어 조소와 풍자, 희화화하거나 주류 이데올로기를 분석하는 것을 능사로 삼는 자들’ 두 종류이며, 이들은 ‘주류사회(主流社會)를 대표할 수 없고 또한 사회주류의 여론을 반영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공에 대해 불리한 인터넷여론은 모두 ‘주류의 의견이 아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결론을 끌어낸 논리이다. 인터넷 글에 딸린 댓글 수는 원 글의 클릭 수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다수의 의견을 대변하지 못하며, 따라서 침묵하는 다수야말로 주류이고 의견을 표시한 사람들은 주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을 연상하게 한다. 벌거벗은 몸으로 거리를 걷던 왕에게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외친 어린이는 주류가 아니며 묵묵히 지켜보는 다수 민중들이 ‘주류’라는 논리이다.
나도 그들의 논리를 믿고는 싶지만 침묵하던 다수 사람들의 실제 의견이 어린아이와 다르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는 아주 어렵다. 중국대륙에서 현실적으로 침묵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며 중공은 이를 보고 ‘저 어린이가 바보’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어린이가 주류가 될 것이다.
문화대혁명 중에 늘 이런 일이 발생하곤 했다. 한 고객이 벽 위에 쓰인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爲人民服務)’는 큰 글자를 가리키며 직원에게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면서 당신 태도가 왜 이 모양인가?”라고 지적하자 그 직원은 “당신이 인민인가? 정확하게 말해 사람은 모두 사람일 뿐 인민이 아니다”라며 즉석에서 반박했다.
그 어떤 전제(專制)정권이든 ‘주류’는 모두 단지 극소수일뿐이다. 앞에서 언급한 어리석은 왕에 대해 말하자면 다만 그 자신만이 주류일 뿐이며, 리비아의 카다피 집단에게는 몇몇 피붙이들만이 주류다. 중공에 대해 말하자면 8천만 중공당원 중에서 불과 20만 명도 못 되는 사람만이 주류가 될 자격이 있다.
우리 중국 민중들은 모두 중공의 주류가 아니며 우리는 모두 주(主)이다. 다시 말해 민주(民主)의 주(主)이며 자신의 운명을 주재하는 주이자 자기 정신의 독립과 자유를 주장하는 주이다. 우리는 확실히 모두 중공의 주류가 아니지만 우리는 중국의 주류이며 우리는 비민(屁民 뒷배경이 없는 일반인을 지칭)이며 우리는 차오니마(草泥馬)이며 우리는 이 사회에서 실의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전력을 다해 주류 이데올로기와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반드시 공산당과 다른 길을 가야만 한다.
우리는 공산당의 주류가 아니지만 이것 때문에 낙담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머지않은 장래에 중국 민의(民意)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의 진정한 주류를 대표할 날이 있을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설사 당신이 믿지 않을지라도 어쨌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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