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이산(張海山 중화권 시사평론가)
[SOH] 7월 28일 원자바오 총리는 7.23 사고현장을 둘러보고 국내외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원 총리는 CCTV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자신과 후진타오 주석을 대중들의 분노를 산 탈선차량 매장문제에서 거리를 두려고 했다.
사고 후 관영 언론들은 정치국 상임위원회의 후진타오, 원자바오 그리고 저우융캉이 사고처리에 대해 각각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원 총리가 지시를 한 뒤, 전문가들은 저우융캉의 역할이 서서히 대중에게 드러났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저우융캉은, 퇴임 후에도 끊임없이 당의 정치파벌에 영향을 미치며 조용히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장쩌민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 일원이다.
사고 후 4일만에 가장 중요한 D301호 열차(후방추돌을 일으킨 차량)의 엔진부분을 포함해 탈선차량은 분해되어 땅속에 묻혔다. 강력한 대중들의 분노와 언론 압력에 당국은 다시 엔진부분을 파냈다. 이렇게 신속한 정리작업과 성급한 엔진, 승객 처리는 상식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당국의 전문가도 당황케 했다.
류티에민 중국 국가재난대책위원회 전문가 겸 중국 안전과학기술원 책임자는 최근 CCTV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처리가 신중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특히 차량을 땅에 묻고 다시 파내는 작업은 ‘믿을 수 없는’ ‘웃음거리’라고 말했다.
중국 대중들은 흔히 저우융캉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대로 중국 공산당(중공) 고위관리들이 사고에 개입해 정상적인 사고조사를 국가 안정 이벤트로 바꿔버렸다고 생각한다. 정치국상임위원회의 지시가 없었다면 철도부와 지방 관리들은 감히 이런 식으로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 총리는 병중에도 사고현장에 왔다고 말했다. 그의 대답 중에서 원 총리는 그와 후진타오가 차량을 땅에 묻는 결정에는 관계없음을 암시했다. 그는 사고 후 ‘후 주석은 인명구조가 우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나는 철도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인명을 구조하라’는 단 한마디만 했다고 강조했다.
26일 자신을 상하이 철도부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보쉰 사이트에 ‘원저우 사고 후 철도부는 분명히 원인을 밝혀야 하지만 베이징의 지시로 충격을 최소화해야 했다. 성급한 구조, 인명 경시, 차량 매장 등은 모두 철도부가 아닌 베이징에서 온 지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철도부가 그러한 큰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중국 언론은 종종 저우융캉이 고속철로를 시찰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저우는 또한 철도부장인 것처럼 계속해서 관리 지시를 내렸다. 2008년 8월 29일 저우융캉은 베이징-텐진간 고속철로 건설 현장을 시찰하고 텐진행 ‘조화’ 엔진을 장착한 열차에 시승했다.
2010년 10월 21일 관영 언론은 저우가 푸젠성 방문 당시 조화엔진을 장착한 푸저우행 고속열차에 탑승했고 상하이방 일원이었던 류즈쥔 전 철도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들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류즈쥔이 부패로 철도부장에서 해임될 때까지 철도부는 오랫동안 장쩌민의 상하이방에 의해 장악되었다. 류에 의해 시작된 ‘대약진 운동’식의 고속철 개발에서 최근 안전문제가 계속 폭로됐다. 이 문제는 류를 지원했던 저우를 괴롭혀 왔다. 4개월 전, 저우는 다시 베이징-텐진선 열차에 탑승해 계속해서 지시를 내렸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원 총리는 ‘조사과정에서 부패문제가 발견된다면 가차없이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철도 시스템을 움켜쥔 상하이방의 손에 큰 구멍이 날지, 저우융캉이 인명경시에 대한 책임을 질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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