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칭롄(何淸漣 재미 경제학자)
[SOH] 마침내 아이웨이웨이(艾未未)의 국제적 명성이 드러났다. 지난 6일과 7일 중국 관영 신화사와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아이의 실종 사건과 관련해 연달아 성명을 발표하는 ‘파격 대우’를 했다. 훙 대변인에 따르면 아이는 ‘경제 범죄’ 혐의를 받고 현재 공안에 의해 법률에 근거한 조사를 받고 있다.
과거는 차치하고 최근 2개월 동안 실종된 ‘많은 인사들’ 가운데 아이만큼 파격 대우를 받은 인물이 있던가. 그 한 명의 일로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사설을 내고, 신화통신이 소식을 전하며, 게다가 중국 외교부 기자 회견에서 화제로 거론되었다.
아이에게 어떤 ‘죄명’을 붙일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주저없이 ‘경제 범죄’로 기본 방향을 잡았다. 또 아이가 조기에 발표한 완전히 ‘놀이’같은 작품과 그에게 미혼 여성과의 사이에 낳은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가 스캔들적으로 채택한 것은 마치 아이를 인격적으로 모살하려는 것 같다.
당국은 아이의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까. 그 대답은 ‘적에 대해서는 추풍(秋風)이 나뭇잎을 흩트려놓듯이 가차없다’는 중국 공산당의 투쟁 정신을 숙지하면 저절로 보인다. 즉 당국에게는 아이가 권력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 가장 불쾌하다. 2008년 시작된 ‘베이징 올림픽 안전 보장 모델’의 가혹한 통제아래에 권력에 대한 비판이 약해져 갈 무렵 등장한 것이 아이였다. 그는 중국에 약간의 풍파를 일으켰다.
아이는 이전의 체제 비판자와는 완전히 달랐다. 이전의 비판자들은 ‘제2의 충성심’에서 사회주의와 공산당이라는 정치체제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표면적으로는 비판하면서 결국은 체제 내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나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전례없이 정치적으로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표현했다.
아이는 권력을 ‘조롱’하는 태도를 계속 유지했다. 중국 사회는 융통성이 없고 평범한 특성을 숭배함으로써 지금까지 쭉 도학(道學)의 ‘위선자’를 산만큼 배출했지만, 아이의 조롱의 세계는 전무후무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의 ‘초니마당중앙(草泥馬擋中央)’이라는 작품은 중국인을 많이 웃기는데 그쳤지만, 중국 정부로 보면 그 퍼포먼스만으로 분노가 정점에 달했다. (역주: 초니마당중앙은 아이가 전라로 표현한 사진으로 초니마가 중앙을 가리고 있다. 초니마는 은어로 심한 욕이며, 당중앙은 당중앙(党中央)과 동음이다. 즉, 작품 제목에서 중국 공산당을 저주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아이를 ‘참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한다면 중국 정부의 도량이 좁다는 것을 드러내 보임과 동시에 외형상으로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한 명의 예술가를 혁혁한 ‘호적수(好敵手)’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아이에 대한 조치는 약간은 당황스런 것이었다. 급기야 최근 환구시보는 ‘어쨌든 이런 사람에게 대응하는 것은 중국 사회로서는 경험도 적고 법원 판례도 적다’라고까지 흘렸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제부터 이러한 ‘정부 조롱죄’를 방지하는 법률을 정부가 꺼내 들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체면이 엉망이 되고, 스스로 집정자로서의 존엄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아이는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 중국 내 추종자들을 끌어당기면서 동시에 해외의 많은 언론도 끌어당겼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 반체제 운동의 표지가 되었다. 이 운동에는 강령도 없고 계획도 없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일종의 도전적인 ‘조롱’ 스타일로 체제의 추태에 대해 정통으로 지적하는 것이다. 이 조롱이 아직 이 정권 정당을 전복시키지는 않았지만 중국 공산당이 스스로 우러러보고 있던 ‘신성함’을 소멸시키기에는 충분한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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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출현했을 때 나는 이런 일을 생각했다. 그는 일찍이 아무도 걸은 적이 없는 이 길을 도대체 어디까지 진행할 수 있을까? 그것은 물론 그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가 존재하는 이 국가를 둘러싼 환경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큰 동안은 국가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그 전제가 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자신의 정치적 안정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통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을 때, 중국은 이른바 ‘국제적 이미지’ 위에 있었다. 이때는 확실히 중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정권 유지에 일정한 작용을 했다. 그러나 올해 북아프리카 독재자들의 왕관이 차례로 땅에 떨어지자, 중국 정부는 정치적 위기가 임박하고 있음을 느꼈다. 이렇게 되자 중국 정부는 정권안정이 제일의 아니 유일한 필요사항이 되었던 것이다.
아이는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아이신(艾神)’ 등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는 신이 아니고 단순한 인간이다. 즉 아이 혼자서 중국을 구할 수 없다. 그가 말한 대로,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몫을 감당하면 충분한 것이다.
만약 13억 중국인이 태양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되지 않고 자재(自在)하는 사람이 되었다면, 아이의 특별한 의지도 다시 ‘죄’를 받지 않을 것이고, 그 역시 인간의 육체에 ‘신의 능력’을 갖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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