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칭롄(何淸漣 재미 경제학자)
[SOH] 2주전 일본 후쿠시마 핵 위기가 발생한 이래 중국 관리들의 핵 안전에 대한 태도는 양분되었다.
환경보호부 장리쥔 부부장은 지난 12일 원전 건설에 대한 중국의 결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16일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는 가급적 빨리 핵 시설에 대해 안전 검사를 실시하고 원전 승인을 연기한다고 결정했다. 이렇게 정부 부처마다 서로 다른 태도를 갖는 것은 그 국가가 이익단체의 인질로 잡혀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원전 건설의 첫 번째 걸림돌은 부패로 타격을 입은 환경영향평가(EIA) 그룹이다. 현대 국가는 일반적으로 환경 보호에 법, EIA 작업 그리고 산업오염 감시의 3가지 메커니즘을 만든다. 이 3가지 매커니즘은 중국에서도 형식적으로 존재한다. 2008년 자료에 따르면 인민대표대회와 정부는 무려 1,700여개의 환경 보호 법령을 만들었으며, 이를 집행할 부서도 만들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중국의 생태환경은 빠르게 오염돼 곧 무너질 지경이다. EIA의 부패가 그 첫 번째 원인이다.
완벽한 환경 부서와 1,700여 법령을 갖고서도 공직사회에 만연된 부패로 중국의 환경과 국토 보안이 실패했으니, 어떻게 미래의 ‘원자력 법’이 이런 형세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오염과 환경운동가들의 시위를 포함해 많은 환경문제들은 분통터지면서도 실망스러운 현실을 드러낸다.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다양한 형태의 건설 프로젝트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환경영향평가를 사업가들, EIA, 관련 지방 정부 부서 그리고 환경보호부 공무원들까지 한데 엉켜 서로 맞물린 먹이사슬로 보게 되었다.
2009년 4월 아웃룩 위클리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2002년에서 2008년 6월까지 22개 시와 현 환경부서 공무원 487명이 조사를 받았고 이들 중 환경보호부 고위 공무원들이 EIA 부패로 인해 파면됐다. 환경보호부 EIA 센터 책임자는 부패로 조사를 받았다. 2009년 환경보호부가 실시한 무작위 검사에 따르면 20개 성의 75명의 EIA 요원들 중 30명이 관련 법을 위반했고, 40%가 형편없는 결과를 보였다.
EIA가 이미 수익을 쫓는 이익 단체의 먹이사슬이 되었으니, 그 신뢰도가 보장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중국에서 전문가들은 정치의 하수인이 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싼샤댐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보자. 1989년 전문가들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가 환경에 해가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국무원은 이 결론을 거부하고 고위층의 승인을 얻기 위해 1991년 다른 팀에게 더 호의적인 보고서를 내도록 했다.
최근의 모든 오염사건들이 EIA 시험을 통과했다는 것은 놀랍지도 않다. 정부 부처가 전문가 의견에 손을 댄 사건들도 보도됐다.
환경보호부는 2008년 9월 4일 ‘생물자원을 이용한 전력 생산 프로젝트에 관한 EIA 관리 강화에 대한 공지’를 발표했다. 이 문서에 첨부된 자료는 해당 시설이 들어서는 곳과 주택, 학교, 병원 또는 공공 시설간 최소 거리가 300m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EIA에 참여한 중국환경과학연구원의 자오장웬 연구원은 원래 안전거리가 1,000m로 설정돼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다이옥신의 독성에 근거한다면 1,000m도 아주 짧으며 300m로 설정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치적 인프라 내의 구조적인 부패 역시 원전 분야에도 침투해 있다. 안전과 품질 제어 문제는 보통 비용 통제, 수익 그리고 부패를 만들어 낸다. 2007년 말 이후 중국 원전 시스템에는 고위 관리가 부패에 연루돼 조사를 받은 3가지 사건이 있었다.
2007년 말 장신성 전 중국국가기술수출입공사 사장은 원전 입찰 과정에서 기밀 누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2008년 말 선루깡 전 중국 광둥 원자력공사 부사장과 20명이 넘는 직원들이 조사를 받았으며, 2009년에는 캉르신 중국원자력공사 사장이 조사를 받았다. 중국 광둥 원자력공사와 제휴했던 프랑스 아레바사의 당시 마케팅 담당자였던 폴 펠텐은 부패혐의로 중국에 2개월 이상 구금되었다.
중국은 엄격한 검열 국가이기 때문에 정부와 국민들은 정보 접근에서 비대칭적이다. 중국 정권은 국민들이 알기를 원하지 않은 정보를 ‘국가 기밀’로 차단한다.
지난해 10월 23일 광둥성 선전시 다야만 원전에서 위험한 방사능 누출이 있었다. 1호기 원자로의 냉각수 파이프라인에 금이 세 군데 생겼다. 가장 긴 것은 3인치로 2 mSv의 방사능 물질이 누설됐다. 이 원전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 광전력공사는 3주 동안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2mSv가 위험한 양은 아니지만 이 사고는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아직은 약간의 자유가 있는 홍콩에서만 긴급 입법위원회가 소집되어 관련 정보를 늦게 알린 데 대해 중국 당국을 비난했다.
원전 프로젝트는 다른 프로젝트들보다 훨씬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의 통치 체제 아래에서 핵 안전은 단지 기술적인 능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사회적인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 정치적인 부패의 뿌리가 제거되기 전에는 그런 프로젝트는 건설 유예만이 유일한 옳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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