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포쿵(陳破空, RFA 논설위원)
[RFA] 지난 19일 밤 프랑스 전투기들이 리비아에 대한 공습을 감행해 카다피군의 탱크와 차량을 폭격했다. 영국과 미국도 잇따라 행동에 나서 카다피의 대공방어망과 무장부대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이번 공격은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유엔 제1973호 결의안에 따라 집행된 것이다.
중공은 이 결의안에 대해 보기 드물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해 국제사회의 리비아 공격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막상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이 카다피 정권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자 중공은 갑자기 태도를 돌변했다. 외교부 대변인이 나서서 ‘유감’을 표시했고 뒤이어 인민일보(人民日報)를 통해 리비아에 대한 연합군의 ‘군사행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렇다면 중공 당국의 입장이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고 모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내부의 정치적인 필요 때문이다. 중공은 중국인들에게 국제사회가 이런 선례를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즉, 당국의 무력진압에 국민들이 무장봉기를 일으키고 독재정권이 봉기한 국민들을 포위 공격하면 국제사회가 개입해 독재자의 만행을 저지하고 그 나라 국민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른다면 일찍이 1989년 덩샤오핑이 수십만의 중공군을 동원해 탱크와 기관총으로 중국인들을 학살했을 때에도 국제사회는 마땅히 나서서 중공의 만행을 저지하고 중국 인민을 구했어야 했다. 당시에는 아마 국제사회가 이 정도까지 진보하지 못해 잔혹한 중공에 대해 분노한 모습만 보여주었을 뿐이다. 아마 미래에 유사 사건이 중국에서 다시 발생한다면 국제사회는 ‘지난번 수업’을 교훈삼아 전력을 다해 공산당의 만행을 저지하게 될 것이다.
물론 국제사회가 중공에 대해 손을 쓰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공은 흉포하고 핵무기까지 지닌 거대한 흑사회(중국 조폭) 세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국제사회가 중공 집단에 대한 무력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합법적인 논리는 구축한 셈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중공은 카다피가 공격받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 시각 불안에 떠는 것은 중공뿐만이 아니며 북한, 미얀마, 짐바브웨, 수단, 쿠바 등 크고 작은 독재정권들이 모두 해당한다.
인민일보에 발표된 ‘리비아 공습, 사람을 불안케 하는 군사행동’이란 사설 제목은 중공의 내심을 남김없이 폭로했다. 대체 누구를 불안하게 한단 말인가? 물론 중공 자신이다. 중공은 민의(民意)와 선거를 거치지 않고 협박과 탄압으로 국가정권을 차지했기 때문에 내심 깊은 곳에서는 늘 허약하고 두려우며 불안한 것이다.
이 사설은 겉으로 보면 외국을 비난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중국인들에게 들으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공은 결코 평화적인 청원이나 무장봉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이런 일이 발생할지라도 국제사회의 지원과 구원을 바라지 말라는 것이다. 때가 되면 중공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살계(殺戒)를 펼친다는 위협이다.
유엔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결의한 후에도 유럽과 미국 등은 여전히 카다피에게 평화적인 협상을 재개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카다피는 정전(停戰)을 한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뒤로는 반군에 대한 맹렬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중공 매체에서는 오히려 자국민들에게 카다피가 이미 전쟁을 중단했지만 서방 국가들이 폭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렇게 사실을 전도하는 것은 중공이 카다피의 처지를 아파하고 있음을 입증할 뿐이다.
일부에서는 중공이 흥분하는 이유에 대해 중공이 리비아에서 수년간 거대한 투자를 해왔으며 석유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어왔는데 하루아침에 날아갈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미 수년 전에 필자는 여러 차례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일부 아프리카와 중동국가들은 극단적인 전제(專制)통치로 인해 늘 동란(動亂)의 위기가 잠복해 있다. 중공은 이들 지역에 거대한 투자를 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달리 의도적으로 ‘아무런 부가조건을 가하지 않는다’는 구실로 현지의 독재와 부패를 방관하고 인권개선을 저해해왔다. 바로 이를 겨냥해 필자는 중공의 이런 근시안적인 정책은 결국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모두 남을 위한 일이 될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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