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허(橫河, SOH 논설위원)
[SOH] 미국의 대부호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는 9월 30일, 중국에 300개 이상 점포를 가진 미국 데일리 퀸의 새로운 지점 개점행사에 중국의 부호들을 초청해 자선파티를 열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이 두 사람은 미국의 부호들을 대상으로 재산을 자선사업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받는, ‘기부 서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40명의 대부호가 자기 자산의 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 포브스지에 따르면 작년 자산 총액이 10억 달러를 넘은 중국의 대부호는 64명에 이르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두 사람이 기획했던 중국 자선파티 반응은 싸늘했다.
이 같은 중・미 양국 대부호들의 자선 활동에 대한 온도 차는 무엇 때문일까?
중국의 자선사업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漢), 당(唐) 시대부터 불교나 도교에서는 자선, 박애의 정신을 실천했고, 지방의 부호들은 현지의 교육, 도로 건설, 가교에 공헌해 왔다. 선행은 다음 세상을 위해 덕을 쌓는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송(宋) 이후에는 왕조에서 자선사업을 대부분 관할했다.
유감스럽게 이 전통은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끝났다. 청조(淸朝) 멸망 후, 서양전도사가 이끌던 자선사업은 ‘서양의 제국주의의 문화적 침략’ 이라는 비판을 당했다. 자선사업가와 기부자는 대부분 공산 혁명의 적으로 간주돼, 투옥 또는 살해됐다. 중국 공산당과 그 지도부만이 중국인들의 구세주이며, 누구도 이 ‘영광’을 나누는 것은 용서되지 않았다.
현대 중국에서는 자본주의 부활보다 자선을 부흥시키는 것이 훨씬 복잡하다. 공산당이 국민이나 사업가에게 기부를 강요하고, 기부금을 사용할 권리를 가지며, 기증자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올해 칭하이(青海) 지진 발생 42일 후 국무원은 칭하이성 민생국(民生局), 적십자 및 중국 자선사업기금에 대해 모든 기부를 칭하이성으로 돌릴 것을 명령했다. 모든 자금을 칭하이성 공무원이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해 구호 기금에 관한 투명성과 신뢰성이 부족하다. 베이징 칭화대 조사에 따르면, 쓰촨 지진에 대한 구호금 중 80% 이상이 중앙정부와 성(城), 시(市) 등 지방정부 예산의 일부로 포함됐다.
그렇다면 중국의 부호는 어떤 사람들일까?
중국 사회과학원재무연구소의 차오젠하이(曺建海) 소장은 중국의 부호를 5부류로 나누고 있다: (1) 정계의 유력자에게서 태어난 소공자 (2) 하층부터 시작해 부를 쌓은 부호 (3) 하이테크로 부를 쌓은 부호 (4) 외국자본 기업 대표 (5) 연예인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정치 권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첫번째 그룹은 정치 권력을 잡는다. 나머지의 4개의 그룹은 정치 권력에 의존해야 한다.
첫번째 그룹의 소공자들은 가장 부유하지만 가장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은 국가가 자신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선’도 ‘자선사업’도 그들의 사전에는 없다. 사람들로부터 착취하는 것뿐, 사람에게 줄 것은 없다. 부모의 후광으로 부호가 될 수 있다. 2007년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Far Eastern Economic Review)에 게재된 바에 따르면, 중국 부호의 90% 이상을 소공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다른 네 그룹들도 현재의 중국에서는 법을 지키면서 재산을 쌓을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은 법의 그물에 걸리지 않게 공산당이나 국가 고위관리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은 한 번의 실수로 전 재산과 자유, 혹은 생명까지도 잃는다
매년 중국 부호 순위를 발표하는 ‘후룬리포트(胡潤百富)’에 실린 부호 가운데 17명이 재판에 회부돼 투옥됐다. 그 중 번써(本色) 그룹의 우잉(Wu Ying)은 2009년 12월에 처형됐으며, 궈메이(國美) 그룹의 황광위(Huang Guangyu) 는 14년 형을 선고받아 수감됐다.
자력으로 부를 쌓은 그룹들이 기부를 주저 하는 이유는 이 같이 언제 자신의 몸에 난(難)이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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