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의 중공화에 대한 반발로 교육계를 떠나는 교사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홍콩에서 2022학년도(2021년 9월∼2022년 8월)에 역대 가장 많은 교사가 교단을 떠났으며 대부분은 정년퇴직이 아니라 중도 사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중국 포털 ‘왕이(网易·넷이즈)’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초중고 교사 3500명이 사직했으며 이는 예년에 2배에 달한다.
주된 사직 사유는 ‘업무 부담’, ‘급여 불만’, ‘기타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집계됐다.
사직한 교사 중 경력 15년 이상은 전체의 63%, 10년 이상 15년 미만은 13%로 경력이 오랜 교사나 중견 교사들의 퇴직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홍콩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중국식 애국교육’ 확대와 무관치 않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홍콩의 중·고교 최신 교과서에는 “홍콩은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었다”는 중국공산당(중공) 시각에 맞춰 역사적 사건을 재평가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중화권 평론가 이닝은 “자유로운 홍콩 사회에서 10년 이상 생활한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하루하루 국가안전법에 대한 충성을 요구받으며 지내는 상황은 그 압력이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닝은 “이는 스스로 영혼을 버리고 중공에 복종하게 만들도록 학생들을 교육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양심 있는 교사라면 그 고뇌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계를 잃는 일은 물론 매우 힘들고 위험이 크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에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일해온 교사일수록 지금 홍콩 교육 현장 상황은 자신의 살이 도려지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산당 시각에 맞춰 바꿔 쓴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바에야 차라리 스스로 교단에서 내려오겠다는 교사가 홍콩에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사와 함께 학생들도 많이 빠져나가면서 국제학교는 물론이고 여러 현지 일급 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떨어졌다.
홍콩 교사 노조인 홍콩교육공작자공회 웡킨호 회장은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이미 대부분 떠났다”며 “지난 2년간 대규모 사직의 파장은 여전히 교육 현장에 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홍콩 법원은 2019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추가로 11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그중에는 28세의 교사도 포함됐으며, 이들은 당시 홍콩이공대 근처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홍콩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3년이 넘었지만, 해외 곳곳에서는 지금도 홍콩인들의 반중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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