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방역 당국이 또다시 한국산 수입 물품을 코로나19 발생 감염원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1일 ‘양광망(중국중앙인민라디오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톈진시 질병통제센터는 이날 방역 상황 브리핑에서 지난달 27일부터 현재까지 약 200명의 누적 감염자가 나온 시칭구 연쇄 감염의 근원은 한국산 수입 물품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한진옌 센터 주임은 “(해당 감염 경로의) 초기 감염자 유전자 서열이 한국에서 최근 공유한 유전자 서열과 차이가 가장 작다”며, “근래 초기 감염자 가정에 있던 한국산 수입 물품, 특히 한국에서 수입한 냉동식품의 표본에서 양성이 검출됐다”는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중국이 한국산 수입품을 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베이징 상바오 등 현지 매체는 “저장성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명의 확진자가 한국에서 수입한 의류를 접촉한 적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여러 지방 당국이 한국산 의류 등 해외 물품 수입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저장성 샤오싱시 당국은 당시 공식 위쳇을 통해 “최근 항저우시 코로나19 확진자가 외국 수입 의류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한국산 의류를 구입한 사람은 핵산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우편물이나 화물의 표면 접촉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의학저널 '랜싯'(Lancet)의 2020년 4월호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상온(섭씨 22도)에서 천에 묻은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2일 미만이다.
이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다양한 물체를 대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표면에 묻었을 경우 생존이 가능한 시간을 조사해 이 같이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해외 기원'을 주장하는 중국은 의류, 냉동식품 외에도 우편물, 해산물 등 다양한 수입품을 감염원으로 고집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중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이다. 1일 신규 감염자 발생 지역은 전체 31개 성·시 가운데 26곳에 달했다.
인구 2천100만 명인 중국 서부의 산업 거점 쓰촨성 성도(省都) 청두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이유로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4일까지 도시 전면 봉쇄 조처를 내려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했다.
청두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전파 고리가 20여개에 달한다고 밝혀 일각에서는 도시 봉쇄가 예정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 당국은 베이징 유입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베이징과 인접한 톈진과 허베이성은 1일 각각 33명과 36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중국 SNS에는 톈진, 산둥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열차표 발매가 중단됐다는 글과 톈진을 다녀온 뒤 자가 격리됐다는 베이징 주민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허베이성에서는 베이징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은 인구 66만명의 줘저우가 지난달 말 전면 봉쇄됐고, 인구 1천100만명의 성도 스자좡시는 대중교통 운행 중단, 상업시설 폐쇄 등 봉쇄에 준하는 조처가 내려졌다.
동북부 랴오닝성 선양도 지난달 29일 실내 밀집 시설을 전면 폐쇄했고, 다롄은 지난달 30일부터 도심을 전면 봉쇄했다. 첨단산업 허브인 광둥성 선전에서는 중국 최대 전자상가 화창베이가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폐쇄됐다. / 연합뉴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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