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에서 진행돼온 ‘톈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 미사가 30여년 만에 중단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천주교 홍콩교구가 홍콩 국가보안법(이하 보안법)을 이유로 지난 30여 년간 매년 진행해온 톈안먼(천안문) 추모 미사를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천주교 홍콩교구는 이날 이 같이 밝히면서 “(미사는 중단하지만) 개인적으로나 소규모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기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는 천안문 광장에서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주도로 1989년 4월 15일에 시작되었으며,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의 유혈 진압으로 두 달 후인 6월 4일 비극적으로 끝을 맺었다.
이후 중국에서는 톈안먼에 관한 언급이 금기시되고 있다.
이와 달리 홍콩에서는 일국양제 아래 매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촛불집회 등 추모 행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홍콩 당국은 2020년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이유로 톈안먼 추모 행사를 금지했으며, 그해 7월부터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으로 톈안먼 추모 행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7개의 홍콩 가톨릭 성당은 지난해 연례 추모 미사를 강행했다. 그러나 올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홍콩의 양심’으로 불리며, 홍콩의 민주화에 힘써온 조셉 젠 추기경의 체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젠 추기경은 매년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촛불집회, 2014년 우산혁명, 2019년 반정부 시위 등 홍콩 정치 행사에 적극 참여해왔다.
이달 11일 홍콩 경찰은 젠 추기경을 포함한 4명의 민주 인사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홍콩 시위지원단체 ‘612 인도주의 지원기금’ 신탁관리자로, 외세와 결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612 인도주의 지원기금’은 2019년 설립돼 그해 6개월 가까이 이어진 송환법 시위 동안 시민들에게 법률 및 의료 지원, 심리 상담 등으로 2억4300만 홍콩달러(약 396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지난해 홍콩 경찰이 기금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는 등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그해 10월 해산했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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