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당국이 자국의 한국전쟁 개입을 미화한 영화 ‘장진호’를 비판한 언론인을 체포했다.
9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시 공안국은 이날 웨이보(중국식 트위터)에 “영웅열사들에 대한 불법적 발언을 게재해 대미항전 의용군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고 민족 감정을 훼손했다”며, 신경보(新景報) 선임기자이자 경제 주간지 차이징(財經) 부편집장이었던 뤄창핑(羅昌平)을 형사 구류 처분했다고 밝혔다.
공안(경찰)은 “뤄창핑이 웨이보에서 한국전 참전 군인들을 모독했다는 네티즌들의 신고를 받고 조사한 결과 그가 ‘영웅열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구금 조치 후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8년부터 영웅과 열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금지하는 ‘영웅열사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다.
뤄창핑은 지난 6일 자신의 웨이보에 영화 ‘장진호’에서 중국군이 미군을 막으려다 영하 40도 이하의 날씨에 동사해 얼음조각상이 된 사진을 올리며, “반세기가 지났지만 국민들은 ‘항미원조 전쟁’이 정의로웠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반성하지 않았다. 마치 ‘모래조각상’이 상관의 결정을 의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는 의용군을 무참히 희생시키고도 항미원조를 앞세워 애국주의 고취에 열중하는 중국 당국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뤄씨의 글은 현재 찾아볼 수 없으며, 그의 웨이보 계정은 폐쇄됐다. 웨이보는 뤄씨가 "영웅과 열사를 모독해 사회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항미원조 전쟁은 중국에서 한국전쟁(6·25전쟁)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조선(북한)을 도와 미국에 대항해 싸운 전쟁’이라는 뜻이다.
장진호는 한국전쟁을 철저하게 중국공산당의 시각에서 그려낸 영화로, 미국의 침략에 저항하기 위한 중국군의 희생과 영웅심을 주제로 내세웠다.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는 인천상륙작전 뒤 두만강 앞까지 북진했던 미 제10군단 예하 미 제1해병사단이 1950년 11월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당시 중공군 제9병단 예하 7개 사단과 충돌해 2주간에 전개한 철수작전을 일컫는다. 미 제1해병사단은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함흥지역으로 철수하는데 성공했다.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