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 민주주의 성향 언론 빈과일보(蘋果日報)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탄압에, 홍콩 시민들이 이 신문 구매를 대폭 늘리며 정부에 반발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최근 홍콩 경찰이 빈과일보 편집국을 습격해 편집장 등 고위 간부 5명을 체포한 뒤 빈과일보 판매부수가 6배 넘게 폭증했다.
빈과일보는 평소 8만부 정도 인쇄됐지만 경찰의 습격 후 약 50만부까지 늘었다. 일부 시민들은 10부에서 100부까지 신문을 샀고, 어떤 이들은 대형카트까지 갖고 와 신문을 쓸어 담아 일부 신문가판대에서는 매진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는 홍콩의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정부의 친중적 행보에 대한 반발이자 빈과일보에 대한 응원이 담긴 민심에 따른 것이다.
빈과일보는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다음날인 18일 1면 머리기사에 "우리는 계속 밀고 나아가야 한다(We must press on)"라는 제목을 달았다.
BBC는 “이 말은 청킴헝 최고경영자(CEO)가 경찰에 체포돼 수갑을 차고 편집국에서 호송되면서 직원들에게 외친 말”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컴퓨터와 하드드라이브 등을 압수했으며, 빈과일보 계열사 3곳의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 규모의 자산도 압류했다. 빈과일보는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홍콩 경찰은 18일 빈과일보의 편집국장과 빈과일보 모회사 넥스트디지털의 최고경영자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홍콩 경찰은 성명을 통해 “외국 혹은 외세와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려 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스티브 리 홍콩경무처 국가안전처 선임 경정은 “빈과일보는 2019년부터 30여건의 기사를 통해 외국 정부를 향해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는 홍콩보안법 상 외세와의 결탁 혐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문에 실린 글에 대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빈과일보는 홍콩의 대표 반중 언론으로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힌 상태다.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는 이미 2019년 불법 의회 참가 등의 혐의로 수감 중이다. / 파이낸셜뉴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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