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학생들의 사상 개조를 위한 교과서 개정 작업에도 착수했다.
홍콩은 오는 9월부터 기존 고교 토론식 교양 과목인 '통식'(通識)의 내용을 대폭 수정하고 이름도 '공민사회발전'으로 변경한다.
13일 사우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의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영국의 홍콩 통치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개정 교과서 초안이 배포됐다.
배포된 개정 교과서는 링킹 출판사의 ‘공민사회발전’이다. 이 책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파트에 “중국은 언제나 홍콩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었고 주권반환 이전 100여년간 이어진 영국의 홍콩 통치는 국제공법을 위반한 점령행위”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당국은 중국 내 홍콩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홍콩’을 ‘중국 홍콩’이라는 표현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 책은 또한 1997년 영국의 홍콩 반환에 대해 ‘주권 이양’이라는 기존 표현을 삭제하고 “중국이 홍콩에 대한 주권 행사를 재개했다”고 서술했다. 또한 영국의 홍콩 통치에 대해 “중국은 청나라와 영국 간 체결된 불평등조약의 효력을 인정한 적이 없다. 홍콩에 대한 주권도 결코 포기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2009년 고교 필수과목이 된 '통식(liberal study)'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방식을 키우는 과목으로, 중국에는 없다.
홍콩 내 친중파 등은 이 토론식 교양 교육이 학생들에게 서구 중심 사고를 갖게 하고 반중 정서를 키웠으며, 그로 인해 2019년 반정부 시위에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말 '통식'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통식'의 영어명이 '교양 과목'을 뜻하는 '리버럴 스터디'(liberal studies)라는 점 때문에 이름도 ‘공민사회발전’으로 바꿨다.
이것은 '리버럴'이 개별 단어로서 '자유민주주의' '자유주의'를 뜻하는 것을 문제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홍콩 교육당국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일국양제의 서술과 관련해 ‘홍콩은 본토와 같은 정치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삭제하고 ‘홍콩은 일국양제의 원칙 아래 ‘중국 홍콩’이라는 명칭으로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여한다’는 문구를 추가하기도 했다.
중국 내 홍콩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중국 홍콩’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교과서 개명과 내용 개편에 대해 홍콩의 교사와 학생들은 ‘명백한 프로파간다’라며, ‘홍콩인의 사상 통제를 위해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파괴 및 날조하는 것을 절대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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