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이 비난받고 있는 가운데,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에 테이저건(전자충격기)과 그물총 사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시위 진압 수단의 다양화를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최루탄, 고무탄, 곤봉, 빈백 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 최루 스프레이 외에 테이저건과 그물총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당국은 이번 방안에 대해 “검거 과정에서 피의자의 저항으로 발생할 수 있는 양측의 부상 가능성과 경찰의 실탄 대응 빈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무력 사용 수단을 다양화하는 것은 경찰과 피의자 모두에게 된다”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 1만6천여 발, 고무탄 1만여 발, 빈백 건 2천여 발, 실탄 19발을 사용했으며, 11살 어린이를 포함해 총 7천명에 달하는 시위 참여자를 체포했다.
경찰의 주장에 대해 홍콩 인권단체 ‘홍콩인권감찰’은 테이저건 등의 사용은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 단체의 간사인 로육카이는 “경찰의 진압장비는 이미 충분하므로 추가적인 도입이 필요치 않다”며, “테이저건 사용은 만성 심장질환자를 사망케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테이저건 사용은 경찰의 야만성을 감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이 곤봉을 휘두른다면 사람들이 그 휘두른 횟수라도 알 수 있겠지만, 테이저건을 사용한다면 이를 맞는 사람이 겪는 고통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테이저건은 현재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한국, 싱가포르 등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그물총은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체포 과정이나 구금 중에 테이저건을 맞고 사망한 사람은 최소 500명에 달한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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